정이용

ADHD라는 신화는 무너지고 있는가? (번역)

Alastair Mordey 「Is the ADHD myth unravelling?」

지난주 영국 채널 4(Channel 4)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위대한 ADHD 신화(The Great ADHD Myth)>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질환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말이죠.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고, 방송통신규제기관(Ofcom)에는 시청자 민원이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향은 채널 4의 문제라기보다는 ADHD 자체의 본질을 더 잘 보여주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방송에서 밝혔듯, 현재 많은 과학자가 ADHD를 실재하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구성물’이나 일종의 ‘정체성 표지’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이자 다큐멘터리의 주요 증언자로 나선 인물은 영국 왕립정신의학회 회원이자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인 새미 티미미(Sami Timimi) 박사입니다. 그는 수년 동안 ADHD 비판론자로 활동하며, ADHD가 "자연적 사실이라기보다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티미미 박사는 ADHD 진단이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는 설득력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체가 존재한다는 명확한 증거조차 없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인체 어디에서도 혈액 검사, 영상 촬영,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등을 통해 ADHD의 존재를 입증해 낸 사례는 없습니다.

게다가 주의력 부족, 산만함, 안절부절못함,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 없는 과제를 끝내지 못함' 같은 ADHD의 증상 목록은 거의 모든 사람,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자기 통제가 미숙한 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이것이 과연 '고장 난 뇌' 때문에 일어나는 인지 기능 장애일까요, 아니면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특성일까요? 이는 심리학계가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마저 질병으로 규정하려는 또 하나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까요?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다른 의학 전문가들, 예컨대 전 영국 왕립일반의학회 회장인 이오나 히스(Iona Heath) 박사 역시 비슷한 회의론을 펼칩니다. 히스 박사는 "내가 아는 한, ADHD는 결코 의학적 질환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ADHD의 근거는 여러모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신뢰할 만한 진단이 내려지려면 뚜렷한 증상과 명확한 기능 장애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조현병에는 환각, 망상, 사고 장애가 있고, 중독에는 내성, 금단 증상, 갈망이 있습니다. 반면 ADHD가 가진 증상은 안절부절못함, 주의력 결핍, 지루함처럼 누구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겪을 수 있는 모호하고 주관적인 감정들뿐입니다.

ADHD를 진정한 질환으로 규명하려면 문화권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츠와나 같은 국가에서는 2020년 연구진이 직접 찾아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ADHD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설문지를 든 연구진이 개입하자마자 아이들의 12.3%가 ADHD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제 주장을 방증합니다. ADHD는 자연 발생적인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점입니다. 중독이나 조현병 같은 질환은 비전문가가 봐도 문제가 뚜렷이 드러나지만, ADHD는 심리학자가 그에 해당하는 행동 목록을 정의하고 규정해야만 비로소 '존재'하게 됩니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생물학적 표지자가 없다는 점은 중독 같은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하루 23시간 동안 마약 파이프를 피우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기능 장애이자 치명적인 위험 상태입니다. 반면 ADHD에서 말하는 '병리적 증상'은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영화 줄거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 침대 정리를 하기 싫어하는 것? 이것을 병으로 볼 수 있을까요?

오늘날 ADHD가 이토록 거센 비판과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른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20여 년간 무분별하게 이루어진 '과잉 진단'에 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의료진은 진단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아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성인 진단의 경우 대부분 설문지에 의존하는 자가 보고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항목 몇 개에 체크만 하면, 지금까지 겪었던 온갖 불쾌하거나 미묘한 감정을 그럴듯하게 설명해 주는 진단명을 얻고, 덤으로 의료용 암페타민(중추신경 흥분제) 처방전까지 손에 쥘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집니다. 많은 전문가가 개탄하듯, 각성제가 흔하디흔한 일상적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 자체가 마치 ADHD의 실재를 증명하는 증거처럼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순환논리는 중세 시대에 마녀 감별 의자(ducking stool)에 사람을 묶어 물속에 빠뜨리던 방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물에 빠뜨리면 누구나 익사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각성제를 복용하면 누구나 집중력이 향상됩니다. 각성제를 먹고 집중력이 올랐다고 해서 ADHD 환자라는 증거가 될 수 없듯, 물에 빠져 가라앉았다고 해서 마녀라는 증거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왜 아동, 청소년, 청년들에게 메틸페니데이트(리탈린) 같은 각성제를 투여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근거기반정신의학위원회(CEP)' 같은 시민단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이스트런던 대학교의 존 리드(John Read) 교수에 따르면, 영국에서 ADHD 치료를 위해 각성제를 복용하는 16세 미만 아동의 수는 1992년과 2013년 사이에 무려 34배나 급증했습니다. 아동 1만 명당 1.5명에서 51.1명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공영방송이 이제야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입니다.

현재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영국 전체 인구의 1.19%가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약 32만 5천 명이 ADHD 치료를 위해 중추신경계 각성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그중 13만 5천 명은 아동이나 청년층입니다.

그렇다면 실체도 불분명한 이 '가짜 질환'이 왜 이토록 널리 퍼진 것일까요? 다큐멘터리 진행을 맡은 정신과 전문의 맥스 펨버턴(Max Pemberton)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저는 ADHD가 신중한 평가를 거쳐 아주 드물게 내려지던 진단에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쉽게 처방받는 진단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크게 두 가지, 즉 '이념적 요인'과 '물질적(경제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임상 문헌에서 ADHD는 자폐증이나 기타 학습장애와 마찬가지로 '신경발달장애'로 분류됩니다. 이는 DSM-5나 ICD-11 같은 국제 정신의학 진단 체계에서 오랫동안 정의되어 온 범주입니다. 하지만 지난 5년여 동안 이러한 임상 용어와 진단 체계는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운동에 의해 잠식당했습니다. '신경다양성'은 의학적 진단명이 아닙니다. 이는 온라인 하위문화이자, 일반 대중을 '신경전형인(neurotypical)'으로 규정하며 자신들과 구별 짓고자 하는 일종의 정체성 정치에 가깝습니다. 트랜스젠더 운동 내의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스펙트럼과 유사한 양상입니다.

ADHD는 신경다양성이라는 우산 아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넘어, 스스로의 '정체성'으로 삼을 수 있는 수많은 항목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ADHD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명백하고 확립된 질환인 자폐증마저 최근 이러한 정체성 운동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소아심리정신의학 저널(JCPP)>에 실린 2021년 연구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8년 사이 기록된 자폐증 진단 건수는 787%나 증가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진단 증가 폭이 가장 큰 집단은 대학이나 학계 주변에 종사하는 성인 여성이었습니다. 그 하류에는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십 대 자녀를 돌보느라 지쳐, 공식 진단명에서 일종의 위안을 얻으려는 노동자 계층 어머니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ADHD 진단이 특히 한부모 가정에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 ADHD(혹은 여타 신경발달질환) 진단이 주는 이점은 말 그대로 '경제적 혜택(복지 수당 등)'입니다.

현재 영국의 16~24세 청년 중 약 100만 명(전체의 약 13.4%)이 취업·교육·훈련을 받지 않는 '니트(NEET)족'으로 분류됩니다. 이들 중 약 절반은 질병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니트족의 20%가 정신 건강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는 2012년의 7.7%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조사에서 정신 질환 범주에 ADHD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자폐증은 포함되어 있었는데, 놀랍게도 니트족의 12.3%가 자신의 주된 건강 문제로 '자폐증을 포함한 학습 장애'를 꼽았습니다.

스코틀랜드 의회를 비롯한 일부 정부 기관은 청년층의 경제활동 비참여율 상승이 '충족되지 않은 신경발달 및 정신건강 관련 치료 수요' 때문이라며, 이 유령 같은 질환에 (약물을 더 처방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제 전문 분야인 중독 치료의 평생 목표는 사람들의 약을 끊게 만드는 것이지, 더 많은 약을 먹도록 권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일하는 중독 치료 시설에 입원하는 환자 중 ADHD 진단을 받은 비율은 과거 약 2%에서 현재 98%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중독 환자 대부분은 합법적으로 처방된 각성제를 포함해 약물 사용을 통제하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저는 이러한 약물들이 남용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해 왔습니다. 제 관점에서 각성제 처방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ADHD와 무분별한 자폐증 진단은 청년들이 스스로를 '환자'로 규정하는 '질병 정체성(sickness identity)'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사회는 이들에게 과도한 편의를 제공하고, 이는 청년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청년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줄어들고, 이러한 비경제활동 상태는 장기화됩니다. 이처럼 '환자라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18~25세 청년들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사회적 책임에서 물러서게 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가 삶의 '기본값(factory setting)'으로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남발되는 이러한 질환 진단을 철회하고 바로잡는(de-diagnosing) 것이 훌륭한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현재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 The Spectator (202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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