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이 우리의 미래를 손에 쥐게 될지도 모릅니다. 과연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일까요? (번역)
원문: Sam Altman May Control Our Future—Can He Be Trusted? (The New Yorker)
Ronan Farrow and Andrew Marantz | 2026.4.6
2023년 가을, 오픈AI의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이사회 멤버 3명에게 비밀 메모를 보냈습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샘 올트먼 CEO와 그의 오른팔인 그레그 브록먼이 회사를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두고 몇 주째 은밀한 논의가 이어지던 참이었습니다. 한때 수츠케버는 두 사람을 절친한 친구로 여겼습니다. 2019년 브록먼의 결혼식 때는 주례를 맡기도 했는데, 당시 오픈AI 사무실에서 열린 예식에서는 로봇 팔이 반지를 전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인류의 지적 능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회사의 장기 목표가 현실로 다가오자, 올트먼에 대한 수츠케버의 의구심은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그는 당시 다른 이사에게 "샘은 인류의 운명을 결정지을 '운명의 버튼'을 누를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수츠케버는 동료 이사들의 요청에 따라 뜻이 맞는 직원들과 함께 약 7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여기에는 슬랙 메시지와 인사 기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회사 기기에서의 추적을 피하려고 휴대전화로 직접 화면을 찍은 사진까지 포함될 정도였습니다. 그는 이 최종 메모를 이사회에 전달하면서, 흔적이 남지 않도록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메시지 기능을 사용했습니다. 메모를 받은 한 이사는 "그는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이 메모의 전문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메모에는 올트먼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사실을 왜곡해 보고하고, 내부 안전 수칙에 관해서도 그들을 기만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올트먼을 다룬 메모 중 하나는 "샘은 일관된 행태를 보인다"라는 목록으로 시작하는데, 그 첫 번째 항목은 바로 '거짓말'이었습니다.
수많은 기술 기업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겠다는 모호한 슬로건을 내걸고 수익 극대화에 매달리지만, 오픈AI는 그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올트먼과 수츠케버, 브록먼, 그리고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창립자들은 인공지능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면서도 위험한 발명품이 될 수 있다고 공언했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 위험성에 대비해, 독특한 지배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오픈AI는 비영리 단체로 설립되었고, 이사회는 회사의 성공이나 존속보다 '인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CEO에게는 남다른 정직함과 도덕성이 요구되었습니다. 수츠케버의 말처럼 "문명의 틀을 바꿀 기술을 만드는 사람은 막중한 짐을 짊어지고 전례 없는 책임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자리에 오르는 이들은 흔히 권력욕이 강하고 정치적인 성향을 띠기 마련"이라며 우려했습니다. 특히 그는 사람들에게 "그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이"에게 기술의 통제권을 맡기는 상황을 경계하는 듯 보였습니다.
만약 CEO가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판명될 경우,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그를 해임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AI 정책 전문가인 헬렌 토너와 기업가 타샤 매콜리 등 일부 이사들에게 수츠케버의 메모는 이미 품고 있던 확신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가 되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맡겨야 할 막중한 역할이 올트먼에게 주어졌지만, 정작 그는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올트먼은 라스베이거스에서 포뮬러 원(F1) 경기를 관람하던 중, 수츠케버로부터 이사회 화상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수츠케버는 올트먼이 더 이상 오픈AI의 직원이 아니라는 짤막한 성명서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사회는 법률 자문에 따라 올트먼이 "소통 과정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만을 해임 사유로 밝힌 공문을 발표했습니다.
오픈AI의 투자자들과 경영진 대다수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오픈AI에 약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조차 해임 직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을 정도였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나중에 "정말 어안이 벙벙했다"며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오픈AI 투자자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인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와 대책을 논의했고, 호프먼은 올트먼이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방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호프먼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며 "공금 횡령이나 성희롱 같은 문제가 있었는지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업 파트너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트먼이 투자자 론 콘웨이에게 전화를 걸어 해임 사실을 알렸을 때, 콘웨이는 마침 낸시 펠로시 의원과 점심 식사 중이었습니다. 콘웨이의 전화를 건너 들은 펠로시 의원은 "어서 빨리 가서 수습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오픈AI는 조쉬 쿠슈너가 설립한 벤처캐피털 쓰라이브(Thrive)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860억 달러에 달하고, 많은 직원이 수백만 달러의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음악 프로듀서 릭 루빈과 미팅을 마치고 나온 쿠슈너는 올트먼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습니다. 쿠슈너는 "그 즉시 전쟁 모드에 돌입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해임 당일 올트먼은 샌프란시스코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700만 달러짜리 저택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때 캔틸레버식 인피니티 풀로 유명했던 이곳에 그는 이른바 '망명 정부'를 차렸습니다. 콘웨이와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그리고 공격적인 위기 대응으로 이름난 크리스 리헤인이 화상과 전화로 매일 몇 시간씩 합류했습니다. 올트먼의 경영진 일부는 저택 복도에 진을 쳤고, 변호사들은 침실 옆 서재에 사무실을 꾸렸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올트먼은 잠옷 차림으로 그들 곁을 서성거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올트먼은 해임 직후의 상황을 "마치 기묘한 망상 상태 같았다"고 묘사했습니다.
이사회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올트먼의 조언자들은 그의 복귀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리헤이는 이번 해임 사태가 인공지능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신봉자들의 쿠데타라고 주장했습니다. (호프먼 역시 나델라에게 이번 사태가 "효과적 이타주의자들의 광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입을 한 대 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는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을 좌우명으로 삼는 리헤이는 올트먼에게 공격적인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벌이라고 독려했습니다. 한편 체스키는 IT 전문 기자 카라 스위셔와 꾸준히 연락하며 이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매일 저녁 6시가 되면 올트먼은 '전시 상황실'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고 네그로니 칵테일을 돌렸습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다들 좀 진정하라구.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통화 기록을 보면 정작 본인은 하루 12시간 이상 전화를 붙들고 있었습니다. 한 대화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트먼은 당시 임시 CEO이자 수츠케버에게 자료를 제공했던 미라 무라티에게 자신의 우군들이 그녀와 반대파들의 평판을 깎아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점을 찾고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올트먼 본인은 그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투자사 쓰라이브(Thrive)는 계획했던 투자를 전격 보류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트먼이 복귀해야만 계약을 진행할 것이며, 그래야 직원들도 지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압박을 가했습니다. 당시 문자 메시지를 보면 올트먼은 사티아 나델라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공동 성명 문구를 다듬을 때 올트먼은 "사티아와 저의 최우선 순위는 여전히 오픈AI를 구하는 것입니다"라는 문구를 제안했고, 나델라는 "오픈AI가 계속 번창(thrive)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곧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트먼과 퇴사 직원을 위해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사내에서는 그의 복귀를 촉구하는 연판장이 돌았습니다. 서명을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동료들의 간곡한 회유와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직원 대다수가 올트먼과 함께 회사를 떠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이사회는 벼랑 끝으로 몰렸습니다. 토너 이사는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습니다. '컨트롤 Z(실행 취소)'를 눌러 해임을 무효로 하거나, 아니면 회사가 공중분해 되는 것을 지켜보거나였죠." 결국 무라티마저 연판장에 서명했습니다. 올트먼 측은 수츠케버의 마음을 돌리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브록먼의 부인 안나는 사무실로 수츠케버를 찾아가 "당신은 좋은 사람이잖아요, 제발 이 상황을 바로잡아 주세요"라며 애원했습니다. 수츠케버는 훗날 법정 증언에서 "샘이 돌아오지 않는 길을 택한다면 오픈AI는 파멸할 것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어느 날 밤, 수면제를 먹고 잠든 올트먼은 남편 올리버 멀헤린이 깨우는 바람에 눈을 떴습니다. 수츠케버가 흔들리고 있으니 이사회와 대화해보라는 전언이었습니다. 올트먼은 "수면제 기운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고 몽롱한 상태였다"며 "도저히 지금은 이사회와 말할 기운이 없다고 답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긴장이 감도는 소통이 이어진 끝에, 올트먼은 자신을 해임했던 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복귀를 앞두고 "그들이 저질러 놓은 난장판을 내가 치워야 하는 데다, 온갖 의심의 눈초리까지 견뎌야 한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결국 수츠케버와 토너, 매콜리는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창립 멤버 중에는 쿼라(Quora)의 창립자 애덤 디앤젤로만이 남았습니다. 물러나는 이사들은 조건으로 올트먼에 대한 의혹, 즉 경영진 이간질과 개인적인 재정 관계 은닉 등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이 조사를 독립적으로 감독할 새 이사회를 구성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합류한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과 브렛 테일러 전 페이스북 CTO는 올트먼과 긴밀한 논의 끝에 선정된 인물들이었습니다. 올트먼이 나델라에게 보낸 문자에는 "브렛, 래리 서머스, 애덤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제가 CEO를 맡은 뒤, 브렛이 조사를 관리하면 어떨까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매콜리는 나중에 테일러가 올트먼에게 지나치게 순응적일까 봐 우려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해임된 지 닷새도 채 지나지 않아 올트먼은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직원들은 이 사건을 마블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라졌다가 돌아오는 사건에 빗대어 '블립(The Blip)'이라 부릅니다. 인물들은 그대로 돌아왔지만, 그들이 없는 사이 세상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트먼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은 이제 이사회를 넘어섰습니다. 그의 축출을 도왔던 동료들은 그가 경영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기만을 일삼았으며, 인류를 바꿀 기술의 수장으로서 위험한 인물이라고 비판합니다. 무라티는 "권력에 걸맞은 자격을 갖춘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제가 본 그대로를 정직하게 전달했을 뿐이며, 지금도 그 내용에 당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올트먼의 우군들은 이러한 주장을 일축해 왔습니다. 해임 직후 콘웨이는 체스키와 리헤이에게 "이건 샘의 평판이 걸린 문제"라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샘이 이성을 잃은 이사회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후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기업 가치 1조 달러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올트먼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권위주의 국가들과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오픈AI는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이민 행정, 국내 감시 체계, 그리고 전장의 자율 살상 무기에 이르기까지 AI 활용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올트먼은 2024년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기후 위기 해결, 우주 식민지 건설, 물리학의 완전한 정복 같은 경이로운 업적들이 마침내 일상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오픈AI의 성장을 견인해 왔습니다. 이러한 장밋빛 수사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스타트업의 행보를 뒷받침했고, 파트너사들이 엄청난 빚을 내어 투자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소수의 고레버리지 AI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올트먼 본인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는 이 산업이 거품일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기자들에게 "누군가는 천문학적인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 거품이 터진다면 경제적 재앙이 닥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의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 적중한다면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이 될 것입니다.
해임 직후 이어진 긴박한 통화에서 이사회는 올트먼에게 그간의 기만적인 행태를 인정하라고 압박했습니다. 당시 통화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트먼은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내 성격은 바꿀 수 없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트먼은 그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다고 부인하며, "아마도 '나는 화합을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사람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신의 특성이 회사를 큰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커리어 초기부터 "갈등을 지나치게 피하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 이사회 멤버는 그의 발언을 전혀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그가 말한 성격이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기질이 있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겠다"는 의미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올트먼을 해임했던 동료들은 그저 기우와 사적인 감정에 휘말렸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를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옳았던 것일까요?
지난 겨울 어느 날 아침, 우리는 이번 기사를 위해 십여 차례 넘게 진행된 인터뷰 중 하나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 본사에서 올트먼을 만났습니다. 회사는 최근 11층 높이의 유리 타워 두 동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중 한 건물은 또 다른 거대 기술 기업 우버(Uber)가 사용하던 곳이었습니다. 우버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였던 트래비스 캘러닉 역시 한때 멈출 줄 모르는 천재로 추앙받았으나, 2017년 윤리 문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사임한 바 있습니다. (현재 로봇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캘러닉은 최근 여가 시간에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양자 물리학의 최첨단 지식을 탐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을 둘러보던 중, 공용 테이블이 가득한 탁 트인 공간에서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의 디지털 초상화를 마주쳤습니다. 움직이는 이 초상화의 눈동자는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를 뒤쫓았습니다. 이 설치 미술은 기계가 인간을 완벽하게 흉내 낼 수 있는지를 묻는 1950년의 사고실험, 즉 '튜링 테스트'를 재치 있게 인용한 것입니다. (2025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챗GPT는 실제 인간보다 더 높은 확률로 이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원래는 초상화와 상호작용이 가능하지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사운드 기능은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초상화가 직원들의 대화를 도청하고 자꾸만 대화에 끼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곳곳의 명판과 안내 책자, 굿즈에는 "AGI를 느껴라(Feel the AGI)"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문구는 본래 수츠케버가 기계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추월하는 '일반 인공지능(AG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동료들에게 했던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의 복귀, 즉 '블립' 이후 이 문구는 초거대 풍요의 시대를 찬양하는 활기찬 슬로건으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8층의 평범한 회의실에서 올트먼을 만났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결정 피로'에 대해 말할 때 잘 공감이 안 됐어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요즘은 매일 회색 스웨터에 청바지만 입는데, 옷장에서 어떤 회색 스웨터를 고를지 정하는 것조차 '아, 이런 것까지 고민 안 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니까요." 올트먼은 마른 체구에 간격이 넓은 파란 눈, 헝클어진 머리칼 덕분에 훨씬 젊어 보이지만 어느덧 마흔 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와 멀헤린 사이에는 대리모를 통해 얻은 돌 지난 아들도 있습니다. 그는 우리와 차례로 눈을 맞추며 말을 이었습니다. "미국 대통령 같은 자리는 훨씬 더 스트레스가 크겠지만, 제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서는 이 일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힘든 직업인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설명하죠. '챗GPT를 출시하기 전날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직업이었다'라고요. 당시 우리는 엄청난 과학적 발견을 해내고 있었거든요. 지난 수십 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잠시 시선을 아래로 떨궜습니다. "하지만 챗GPT 출시 이후, 내려야 할 결정들이 너무나 무거워졌습니다."
올트먼은 세인트루이스의 부유한 교외 지역인 미주리주 클레이턴에서 4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습니다. 어머니 코니 깁스틴은 피부과 의사였고, 아버지 제리 올트먼은 부동산 중개인이자 주거권 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유대교 회당에 다녔고,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힐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회상한 사립 예비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그가 속했던 부유한 교외 공동체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지만, 시련도 있었습니다. 열여섯 혹은 열일곱 살 무렵, 세인트루이스의 게이 밀집 지역에 늦게까지 머물다 혐오 섞인 욕설과 함께 잔인한 폭행을 당한 것입니다. 올트먼은 이 사건을 신고하지 않았으며, 우리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것도 꺼렸습니다. 사건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마치 "사람을 조종하려 들거나 동정표를 얻으려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는 이 사건이나 자신의 성 정체성이 자아 형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시각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는 내 성격 밑바닥에는, 아마 내가 다 극복했다고 믿고 싶지만 실은 그렇지 못한 깊은 심리적 상처가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트먼의 동생은 2016년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형의 태도가 "무조건 이겨야 하고, 모든 것을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올트먼은 스탠퍼드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학교 밖에서 열리는 포커 게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느라 바빴습니다. 그는 훗날 "대학 강의실에서 배운 것보다 포커판에서 인생과 비즈니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스탠퍼드 학생들은 누구나 야망이 크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사업 수완이 뛰어난 이들은 중도 하차를 택하곤 합니다. 2학년을 마친 여름, 올트먼은 유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폴 그레이엄이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의 1기 창업팀에 합류하기 위해 매사추세츠로 떠났습니다. 당시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사업 아이템을 들고 모였는데, 올트먼의 동기 중에는 훗날 레딧(Reddit)과 트위치(Twitch)를 만든 창업자들도 있었습니다. 올트먼이 준비한 프로젝트는 나중에 '룹트(Loopt)'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초기 사회관계망 서비스였습니다. 피처폰의 위치 정보를 이용해 친구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였죠. 이 회사는 그의 추진력은 물론, 모호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특유의 기질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연방 규정에 따라 통신사는 긴급 구조용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해야 했는데, 올트먼은 통신사들과 협상을 벌여 이 기능을 자사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룹트(Loopt) 시절 올트먼의 직원들은 대부분 그를 좋아했지만, 일부는 그가 사소한 일에서조차 과시하고 부풀리는 습관이 있다는 점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한 직원은 올트먼이 스스로를 "미주리주 고등학생 탁구 챔피언"이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지만, 막상 실력은 사내에서 꼴찌 수준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올트먼은 아마 농담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올트먼의 '보호자' 역할을 했던 선배 직원 마크 제이콥스타인은 훗날 올트먼의 전기 『낙관주의자(The Optimist)』의 저자 키치 헤이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에게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이미 해냈다'는 사실 사이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이런 성향이 최악의 독이 되어 나타난 사례가 바로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극인 테라노스였죠."
헤이지의 기록에 따르면, 올트먼의 리더십과 불투명한 태도에 우려를 느낀 고위 직원들은 두 차례나 이사회에 그의 CEO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은 동시에 강력한 충성심을 끌어내는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 직원은 이사회 멤버로부터 "이건 샘의 회사니 헛소리 말고 가서 일이나 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해당 이사는 올트먼을 해임하려는 시도가 진지하게 논의된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결국 룹트는 사용자 확보에 난항을 겪다 2012년 한 핀테크 기업에 인수되었습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인수는 사실상 올트먼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급조된 거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콤비네이터(YC)의 수장 폴 그레이엄은 2014년 은퇴하며 올트먼을 후임자로 낙점했습니다. 그레이엄은 당시를 떠올리며 <뉴요커>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집 주방에서 샘에게 제안했더니, 그는 마치 '드디어 해냈어'라는 듯한 미소를 지었죠.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샘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 봤습니다. 멀리서 던진 종이 뭉치가 쓰레기통에 쏙 들어갔을 때 짓는, 바로 그런 승리자의 미소였습니다."
스물여덟의 나이에 YC 회장이 된 올트먼은 그야말로 '킹메이커'가 되었습니다. 그의 임무는 가장 굶주리고 유망한 창업가를 발굴해 최고의 개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그들이 업계를 장악하는 독점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 대가로 YC는 지분 6~7%를 챙겼습니다). 올트먼 체제하에서 YC는 수십 개에 불과했던 창업팀을 수백 개로 늘리며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일부 투자자들은 그가 조직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투자자는 올트먼이 "선별적으로 알짜배기 기업에 개인 자금을 먼저 투자하며 외부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올트먼은 누구의 투자도 막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또한 올트먼은 세쿼이아 캐피털의 '스카우트'로 활동하며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융 서비스 스타트업인 스트라이프(Stripe)에 엔젤 투자를 할 당시, 올트먼이 본인의 몫을 더 챙기겠다고 고집을 부려 세쿼이아 파트너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관계자는 이를 두고 "철저히 '샘이 먼저'라는 식의 처세"라고 꼬집었습니다. 올트먼 본인의 추산에 따르면 그는 약 400개 기업의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올트먼은 스트라이프 건에 대한 이러한 묘사를 부정했습니다. 2010년경 그는 스트라이프에 1만 5천 달러를 투자해 2%의 지분을 확보했는데, 현재 이 기업의 가치는 1,500억 달러가 넘습니다.)
2018년에 이르자 올트먼의 행보에 폭발한 YC 파트너들이 그레이엄을 찾아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레이엄과 그의 아내이자 YC 공동 창업자인 제시카 리빙스턴은 올트먼과 담판을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 직후 그레이엄은 주변에 "올트먼이 물러나기로 합의해놓고 실제로는 버티고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트먼은 일부 파트너들에게 회장직에서는 사임하되 이사회 의장직을 맡겠다고 통보했습니다. 2019년 5월, YC의 새 회장 취임을 알리는 블로그 게시물에는 "샘은 YC 의장으로 자리를 옮깁니다"라는 주석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후, 해당 게시물은 "샘 올트먼은 YC의 모든 공식 직함에서 물러났다"로 수정되었고, 나중에는 아예 그 문구 자체가 삭제되었습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2021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는 여전히 올트먼이 와이콤비네이터의 의장으로 등재되어 있었습니다. (올트먼은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올트먼은 지난 수년간 공개적인 자리는 물론 최근의 법정 증언에서도 자신이 와이콤비네이터(YC)에서 해고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으며, 우리에게도 사임 과정에서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폴 그레이엄 역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그가 떠나길 바란 게 아니라, YC와 오픈AI 중 하나를 '선택'하길 바랐을 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레이엄은 공식 성명에서 "우리에게 누군가를 해고할 법적 권한은 없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덕적 압박을 가하는 것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석에서 그레이엄은 YC 파트너들의 불신 때문에 올트먼을 내보낸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여러 YC 설립자와 파트너들의 증언, 그리고 당시 자료를 종합해 본 결과, 올트먼의 작별은 결코 원만한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레이엄은 한때 YC 동료들에게 올트먼이 물러나기 전까지 "우리에게 줄곧 거짓말을 해왔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2015년 5월, 올트먼은 당시 세계 100위권 부호였던 일론 머스크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여느 거물급 기업가들처럼 머스크 역시 일반인들에게는 터무니없는 가설로 들릴 법한 실존적 위협들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그는 트위터에 "AI를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며 "잠재적으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평소 기술 낙관주의자였던 올트먼의 화법도 곧 AI에 대한 종말론적 시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공개석상과 머스크 등 지인들과의 사적인 교신에서, 특정 거대 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이 기술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머스크에게 "인류가 AI를 개발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가능할지 깊이 고민해 봤다"며 "어차피 일어날 일이라면 구글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먼저 해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어 핵무기 개발에 비유해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안전을 최우선 요건으로 삼아야 한다", "모든 규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준수할 것이다" 등 조직의 핵심 원칙을 제시했고, 두 사람은 조직의 이름을 '오픈AI'로 결정했습니다.
미 정부 주도로 원자폭탄을 만든 원래의 맨해튼 프로젝트와 달리, 오픈AI는 적어도 초기에는 민간 자금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올트먼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완전히 압도하는 단계인 '인공 초지능(ASI)'이 등장하면, 결국 "우주의 모든 미래 가치를 빨아들일 만큼"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위험성도 경고했습니다.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지면 미국 정부가 오픈AI를 국유화하고 사막의 안전한 벙커로 시설을 옮겨 직접 통제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말, 머스크는 마침내 설득되었습니다. 머스크는 "10억 달러 규모의 펀딩 확약으로 시작하자"며 "다른 사람들이 채우지 못한 나머지 금액은 내가 전부 책임지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올트먼은 오픈AI를 와이콤비네이터 산하의 비영리 기구에 배치하고, 이를 내부 자선 프로젝트로 포장했습니다. 그는 오픈AI에 합류한 인재들에게 YC 주식을 나누어 주었고, 기부금도 YC 계좌를 통해 운용했습니다. 심지어 한때는 올트먼 개인 지분이 포함된 YC 펀드가 연구소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훗날 올트먼은 해당 지분이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해명했으며, 영입 인재들에게 준 YC 주식은 자신의 개인 소유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직원 채용 방식에서도 '맨해튼 프로젝트'의 비유는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핵분열 연구가 그러했듯, 머신러닝 역시 시대의 획을 그을 파급력을 지녔지만 극소수의 괴짜 천재들이 주도하는 좁은 학문 분야였습니다. 머스크와 올트먼, 그리고 스트라이프에서 합류한 브록먼은 필요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컴퓨터 과학자가 전 세계에 단 몇 명뿐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당시 구글은 막대한 자금력과 수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머스크는 훗날 이메일에 "우리는 인력과 화력 면에서 말도 안 될 정도로 열세에 처해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재능 있는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우리의 방향성만 올바르다면, 결국 오픈AI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영입 대상 1순위는 당대 가장 천재적인 AI 과학자로 꼽히던 내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연구자, 일리야 수츠케버였습니다. 1986년 소련에서 태어난 수츠케버는 훤칠한 이마와 깊은 눈매를 가졌으며, 단어를 고를 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침묵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목표는 생물 물리학자인 다리오 아모데이였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인 그는 불안한 듯 검은 머리카락을 꼬는 습관이 있었고, 짧은 이메일 한 줄에도 장문의 답장을 보내는 완벽주의자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미 다른 곳에서 고액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올트먼은 이들에게 지극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는 나중에 "일리야를 스토킹하다시피 했다"며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이름값은 더 높았을지 몰라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완은 올트먼이 한 수 위였습니다. 그는 아모데이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도 식당에서 단둘이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올트먼: "젠장, 우버가 사고가 났어요! 10분 정도 늦을 것 같습니다." 아모데이: "세상에, 괜찮으시길 빌게요.") 많은 AI 연구자처럼 아모데이 역시 AI 기술이 인간의 가치와 '정렬(align)'될 때만 개발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즉, 기계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고 인간의 의도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환경을 정화하라"는 지시를 받은 AI가 최대 오염원인 인류를 제거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올트먼은 이러한 안전에 대한 우려에 깊이 공감하며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결국 합류하게 된 아모데이는 수년간 올트먼과 브록먼의 행보를 "오픈AI에서의 경험(부제: 대외비)"이라는 제목 아래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아모데이와 관련된 200페이지가 넘는 내부 이메일, 메모, 기록물들은 실리콘밸리 동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공유되어 왔지만,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모데이는 자신의 노트에 올트먼의 목표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안전'에 집중하는 AI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2015년 12월, 오픈AI의 출범을 공식 발표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구글이 오픈AI를 무너뜨리려고 내일 모든 멤버에게 파격적인 역제안을 보낼 것이라는 소문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머스크는 "일리야가 확실히 승낙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올트먼은 수츠케버가 마음을 굳혔다며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수츠케버에게 연봉 600만 달러라는, 오픈AI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액수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은 이렇게 자신만만해했습니다. "불행히도 구글 측에는 '옳은 일을 한다'는 대의명분이 없으니까요."
머스크는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에 있는 옛 가방 공장 건물의 일부를 오픈AI의 사무실로 제공했습니다. 수츠케버의 말에 따르면, 당시 직원들에게 내건 모토는 "당신들이 세상을 구하게 될 것"이라는 한마디였습니다.
오픈AI 창립자들은 모든 일이 계획대로 풀린다면 인공지능이 '결핍 없는 유토피아'를 열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되고 암은 정복되며, 인류는 노동에서 해방되어 풍요로운 여가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였죠. 하지만 기술이 통제를 벗어나거나 잘못된 손에 들어간다면 그 파괴력은 가공할 수준이 될 것이었습니다. 중국이 이를 이용해 신종 생화학 무기나 첨단 드론 군단을 만들 수도 있고, AI 모델이 감시망을 뚫고 비밀 서버에 자신을 복제해 전원을 끌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에너지망이나 주식 시장, 심지어 핵무기 통제권까지 장악할 위험도 존재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이런 시나리오를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올트먼은 자신도 같은 생각임을 거듭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는 2015년 블로그에 "초지능 기계가 우리를 전멸시키는 데 굳이 공상과학 영화 속 악당처럼 사악할 필요는 없다"고 썼습니다. "그저 AI가 인류를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자신의 다른 목표를 달성하려다 우리를 휩쓸어버리는 시나리오가 훨씬 가능성 높다"는 것이었죠. 이에 오픈AI 창립자들은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하기로 맹세했고, 법인 정관에 '인류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조항을 법적 의무로 못 박았습니다. AI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술이 된다면, 이를 독점하는 개인은 유례없는 권력을 쥐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립자들은 이를 'AGI 독재'라 부르며 경계했습니다.
올트먼은 초기 영입 인재들에게 오픈AI가 순수 비영리 단체로 남을 것임을 약속했고, 개발자들은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 거액의 연봉 삭감을 감수했습니다. 조직은 기부금으로 운영되었는데, 여기에는 당시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의 거점이자 빈곤국 모기장 배급 등을 지원하던 '오픈 필란트로피'로부터 받은 3,000만 달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실무는 브록먼과 수츠케버가 맡았고, 본업으로 바쁜 머스크와 올트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르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9월 무렵, 머스크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오픈AI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할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머스크는 과반 이상의 통제권을 요구했습니다. 올트먼의 반응은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졌으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습니다. 만약 오픈AI가 CEO 체제로 개편된다면 그 자리는 반드시 본인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츠케버는 이런 상황이 불편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브록먼을 대표해 머스크와 올트먼에게 '솔직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길고도 애절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는 "오픈AI의 목표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AGI 독재를 막는 것"이라며 머스크를 향해 "당신이 독재자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올트먼에게도 비슷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왜 그렇게 CEO 직함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는 이유도 계속 바뀌고, 당신을 움직이는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에 머스크는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며 "각자 갈 길을 가든지, 아니면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유지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나는 그저 당신들이 스타트업을 차릴 수 있도록 공짜로 돈이나 대주는 바보가 되는 셈"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결국 5개월 뒤, 머스크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오픈AI를 떠났습니다. (이후 머스크는 2023년에 영리 경쟁사인 xAI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올트먼과 오픈AI를 상대로 사기 및 자선 신탁 위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올트먼이 자신의 '장기 사기극'을 위해 자신을 "교묘하게 조종"했으며, AI의 위험에 대한 자신의 우려를 이용해 돈만 뜯어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픈AI 측이 강력히 반발하며 맞서고 있는 이 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머스크가 떠난 뒤, 아모데이를 비롯한 연구진은 브록먼과 수츠케버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브록먼은 독선적이고 거칠게 일을 밀어붙이는 실무자로, 수츠케버는 원칙은 있으나 조직 관리에는 서툰 인물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CEO 자리를 노리던 올트먼은 사내의 여러 파벌을 상대로 제각기 다른 약속을 하며 교묘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일부 연구원들에게는 브록먼의 경영 권한을 축소하겠다고 안심시키면서도, 뒤에서는 브록먼 및 수츠케버와 비밀리에 '신사협정'을 맺었습니다. 올트먼이 CEO 직함을 갖는 대신, 나머지 두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사임하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올트먼은 요청을 받았기에 CEO직을 수락했을 뿐이라며 이러한 해석을 부인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협정의 존재는 인정했으나, 브록먼은 그것이 비공식적인 약속이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브록먼은 "그가 먼저 두 사람이 요구하면 물러나겠다고 일방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우리는 반대했지만 그가 본인의 순수한 이타심을 증명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훗날 이사회는 CEO가 사실상 자신들 위에 군림하는 '그림자 이사회'를 스스로 임명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습니다.
내부 기록에 따르면 창립자들은 이미 2017년부터 비영리 구조에 대해 남몰래 회의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해 머스크가 통제권을 장악하려 시도한 직후, 브록먼은 일기장에 "우리가 비영리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만약 석 달 뒤에 영리 기업으로 전환한다면 그건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아모데이 역시 초기 기록에서 브록먼의 우선순위를 추궁하자 그가 "돈과 권력"이라고 답했던 것을 회상했습니다. 브록먼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당시 그의 일기장에는 모순된 본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한 대목에서는 "다른 사람도 부자가 되지 않는 한, 나 역시 부자가 되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썼으면서도, 다른 대목에서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라고 자문하며 "경제적으로 10억 달러(약 1조 원) 자산가가 되는 것"을 답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2017년 어느 날, 수츠케버는 사무실에서 구글 연구진이 막 발표한 '트랜스포머(Transformer)'라는 새로운 신경망 구조에 관한 논문을 읽었습니다.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복도를 달려가며 동료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지금 하던 일 다 멈춰요! 이게 바로 정답입니다." 수츠케버는 트랜스포머가 오픈AI로 하여금 훨씬 더 정교한 모델을 훈련시킬 수 있게 해줄 혁신임을 직감했습니다. 이 발견은 훗날 챗GPT의 씨앗이 된 최초의 '생성형 사전학습 트랜스포머(GPT)'로 이어졌습니다.
기술이 나날이 강력해지자, 오픈AI의 핵심 엔지니어 10여 명은 브록먼과 올트먼을 포함한 창립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비밀 모임을 가졌습니다. 한 모임에서 어느 직원은 영국 코미디 듀오 미첼 앤 웨브의 유명한 촌극을 떠올렸습니다. 동부 전선의 나치 군인이 문득 정신을 차리고 동료에게 "우리가 혹시 악당 아닐까?(Are we the baddies?)"라고 묻는 장면이었습니다.
2018년에 접어들자 아모데이는 창립자들의 의도에 대해 더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훗날 메모에 "모든 것이 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끝없는 술책의 연속처럼 보였다"며, 그보다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그리고 우리의 존재가 어떻게 세상을 더 낫게 만들지에 대한 명확한 선언"이 오픈AI에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시에도 "범용 인공지능(AGI)이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보장한다"는 사명 선언문은 있었지만, 아모데이가 보기엔 경영진에게 이 말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혹은 의미가 있기는 한 건지조차 불투명했습니다. 2018년 초, 아모데이는 회사의 헌장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올트먼 및 브록먼과 몇 주간 논의한 끝에 가장 파격적인 조항을 관철했습니다. 바로 "가치관이 일치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다른 프로젝트"가 오픈AI보다 먼저 AGI 개발에 근접할 경우, 경쟁을 멈추고 그 프로젝트를 돕기 시작한다는 '합병 및 지원(merge and assist)' 조항이었습니다. 만약 구글 연구진이 안전한 AGI를 먼저 개발해낸다면, 오픈AI는 스스로 문을 닫고 모든 자원을 구글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 논리로 보자면 미친 짓이나 다름없는 약속이었지만, 오픈AI는 결코 평범한 회사가 되어서는 안 되는 조직이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2019년 봄,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상하던 당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당시 안전팀을 이끌던 아모데이는 빌 게이츠를 상대로 한 투자 제안을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팀원들과 함께 깊은 불안에 빠져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윤리적 약속을 무력화하는 조항을 끼워 넣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아모데이는 올트먼에게 안전 관련 요구 사항을 우선순위별로 정리해 전달하며, '합병 및 지원' 조항의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올트먼은 이 요구를 수용했으나, 계약 체결 직전인 6월 아모데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오픈AI의 모든 합병을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추가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모데이는 "헌장의 80%가 배신당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올트먼을 찾아가 따졌지만, 올트먼은 해당 조항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아모데이가 문서를 직접 가리키며 소리 내어 읽고, 다른 동료까지 불러 확인시키고 나서야 상황이 일단락되었습니다. (올트먼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아모데이의 기록에는 이후 몇 달간 이어진 갈등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졌음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한 번은 올트먼이 아모데이와 그의 여동생 다니엘라(당시 안전 및 정책 담당)를 불러내더니, 어느 고위 임원으로부터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두 사람이 쿠데타를 모의하고 있다고 몰아세웠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다니엘라는 "폭발했고", 즉시 해당 임원을 대질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임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올트먼은 그제야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습니다. 다니엘라는 "방금 말씀하셨잖아요"라고 받아쳤습니다. (올트먼은 이에 대해 기억이 조금 다르다며, 아모데이 남매의 '정치적인 행동'을 질책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2020년 아모데이 남매와 동료들은 회사를 떠나 현재 오픈AI의 강력한 라이벌인 앤스로픽(Anthropic)을 설립했습니다.
올트먼은 이후에도 특히 인재 영입 현장에서 오픈AI의 안전 원칙을 입버릇처럼 강조했습니다. 2022년 말, 네 명의 컴퓨터 과학자가 '기만적 정렬(deceptive alignment)'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모델이 테스트 중에는 착한 척 행동하다가, 실제 배포된 뒤에는 자신의 숨은 목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내용이었습니다.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특정 실험 조건에서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논문 발표 몇 주 뒤, 저자 중 한 명인 UC 버클리의 박사 과정생은 올트먼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올트먼은 통제 불능 AI의 위협이 갈수록 걱정된다며, 전 세계 연구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상금을 건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학원생은 "샘이 교묘하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의 진정성 어린 모습에 마음을 돌려 학업을 중단하고 오픈AI에 합류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봄,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치며 올트먼의 태도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상금 이야기는 쑥 들어갔고, 대신 사내에 '슈퍼얼라인먼트(초정렬) 팀'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공식 발표를 통해 회사는 보유한 컴퓨팅 자원의 20%를 이 팀에 할당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무려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원이었습니다. 회사는 AI 통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가 주도권을 잃거나 심지어 멸종할 수도 있다며 이 작업의 당위성을 홍보했습니다. 수츠케버와 함께 팀을 이끌게 된 얀 라이케는 "그 발표는 인재들을 붙잡아두기에 꽤 효과적인 도구였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자원 20% 투입' 약속은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해당 팀에서 근무했거나 밀접하게 일했던 관계자 4명은 실제 할당된 자원이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게다가 한 연구원은 "팀에 배정된 자원조차 대부분 성능이 가장 떨어지는 구형 칩들로 구성된 노후 클러스터였다"고 폭로했습니다. 연구원들은 고성능 하드웨어가 돈이 되는 영리 사업에만 독점적으로 배정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픈AI는 이를 부인합니다.) 라이케는 당시 CTO였던 무라티에게 항의했지만, 그녀는 "그 약속은 처음부터 현실적이지 않았다"며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무렵 한 전직 직원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안전 문제에 완전히 꽂혀 있었다"고 합니다. 오픈AI 초기만 해도 그는 파멸적 위기에 대한 우려를 타당하긴 하지만 먼 미래의 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범용 인공지능(AGI)의 등장이 임박했다고 믿게 되면서 그의 불안은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전직 직원은 당시 전사 회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일리야가 단상에 올라와서는 '여러분,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 회사 구성원 모두가 안전 연구에 매달려야 하는 시점이 올 겁니다. 안 그러면 우린 다 끝장이에요'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정작 슈퍼얼라인먼트 팀은 그 이듬해, 목표를 완수하지 못한 채 해체되었습니다.
당시 내부 메시지를 보면, 경영진과 이사들은 올트먼의 정보 누락과 기만적 태도가 오픈AI 제품의 안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12월 회의에서 올트먼은 이사진에게 곧 출시될 GPT-4 모델의 다양한 기능이 안전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이사 중 한 명이자 AI 정책 전문가인 헬렌 토너가 관련 서류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가장 논란이 되었던 기능들—사용자가 특정 작업을 위해 모델을 미세 조정(fine-tuning)할 수 있는 기능과 개인 비서로 활용하는 기능—은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기업가 출신 이사인 타샤 매콜리가 회의장을 나설 때, 한 직원이 그녀를 따로 불러 세우더니 인도에서 발생한 '보안 위반' 사건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올트먼은 이사회와 수시간 동안 브리핑을 하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필수 안전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인도에 챗GPT 초기 버전을 출시했다는 사실은 쏙 빼놓았습니다. 당시 오픈AI 연구원이었던 제이콥 힐튼은 "그 사건은 그냥 완전히 묵인되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러한 과실들이 당장 보안 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연구원 캐럴 웨인라이트는 이것이 "안전보다 제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과정"의 일부였다고 지적했습니다. GPT-4 출시 이후, 얀 라이케는 이사회 멤버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는 "오픈AI가 본래의 사명에서 벗어나 탈선하고 있다"며, "제품과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다음으로 AI 성능과 연구, 규모 확장에만 매달리느라 정렬과 안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3순위가 되었다"고 썼습니다. 이어 "구글 같은 다른 기업들도 안전 문제를 무시하고 일단 출시부터 빨리해야 한다는 잘못된 교훈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콜리는 동료 이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제 이사회가 감시의 수위를 높여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이사진은 산적한 문제들에 정면으로 맞서려 했으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직 이사 수 윤은 "솔직히 말해, 그런 거물급 싸움을 해본 적 없는 '2군 후보'들만 모여 있었던 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2023년, 회사가 GPT-4 터보 모델 출시를 준비하던 당시였습니다. 수츠케버의 메모에 따르면, 올트먼은 제이슨 권 법무총괄의 말을 인용하며 해당 모델은 안전 승인이 필요 없다고 무라티에게 전했습니다. 하지만 무라티가 슬랙으로 제이슨 권에게 묻자, 그는 "어휴... 샘이 왜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 당황스럽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제이슨 권이 여전히 경영진으로 있는 오픈AI 측 대변인은 이 문제가 "그리 큰일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회는 올트먼을 해임하기로 결정했고, 전 세계는 그 결정이 번복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오픈AI의 정관은 여전히 공식 웹사이트에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오픈AI의 내부 문서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정관이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희석되었다고 말합니다. 지난 6월, 올트먼은 개인 블로그에 인공 초지능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사건의 지평선을 넘었으며, 이륙은 시작되었다"고 썼습니다. 정관에 따르면 바로 이 순간이 오픈AI가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멈추고 협력을 시작해야 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부드러운 특이점(The Gentle Singularity)'이라는 제목의 그 글에서 올트먼은 실존적 공포 대신 넘치는 낙관주의를 설파하며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 더 나은 것들을 갖게 될 것"이라며, "서로를 위해 더 멋진 것들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는 AI 정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치명적인 위협'이 아닌 인스타그램 스크롤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처럼 그저 '불편한 문제' 정도로 재정의했습니다.
올트먼은 숭배와 의심을 동시에 받으며 당대 최고의 '장사꾼(pitchman)'으로 불리곤 합니다. 그의 우상 중 한 명인 스티브 잡스는 세상이 자신의 비전에 굴복할 것이라는 난공불락의 자신감, 이른바 '현실 왜곡장'을 펼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잡스조차 고객들에게 자기 브랜드의 MP3 플레이어를 사지 않으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죽을 것이라고 겁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올트먼이 23살이던 2008년, 그의 멘토 폴 그레이엄은 이렇게 썼습니다. "그를 식인종이 득실거리는 섬에 낙하산으로 떨어뜨려 놔도, 5년 뒤에 가보면 그는 그 섬의 왕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평가는 올트먼의 대단치 않았던 당시 경력이 아니라, 그레이엄이 보기에 도저히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던 그의 '승부욕'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와이콤비네이터 출신들을 세계 최고의 창업가 명단에 넣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을 때도, 그레이엄은 기어이 올트먼을 명단에 올렸습니다. 그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런 허술한 규칙 따위로 샘 올트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레이엄은 이를 칭찬으로 한 말이었지만, 올트먼과 가장 가까이서 일했던 동료 중 일부는 그의 이런 면모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수츠케버는 AI 안전 문제로 괴로워하던 끝에 올트먼과 브록먼에 관한 메모를 작성했습니다. 이 자료는 실리콘밸리에서 일종의 전설처럼 회자되며, 일부 진영에서는 단순히 '일리야 메모'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한편, 아모데이 역시 계속해서 기록을 쌓아갔습니다. 그와 관련된 여러 문서는 그가 가졌던 조심스러운 이상주의가 어떻게 공포로 변해갔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의 어조는 수츠케버보다 훨씬 격앙되어 있는데, 때로는 올트먼을 향해 "그의 말은 거의 확실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때로는 오픈AI의 항로를 바로잡지 못한 실패를 뼈아프게 회상하기도 합니다.
두 기록 모두 결정적인 한 방, 즉 '스모킹 건'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 안에는 올트먼이 행했다고 주장되는 기만과 가스라이팅의 사례들이 촘촘히 쌓여 있습니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법한 일들입니다. 예컨대 올트먼이 한 자리를 두고 두 사람에게 제안을 한다거나, 라이브 스트리밍 출연진을 두고 앞뒤가 다른 말을 하거나, 안전 수칙에 대해 발뺌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수츠케버는 이러한 행동들이 "안전한 AGI를 만드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아모데이와 수츠케버는 결코 가까운 친구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도달한 결론은 같았습니다. 아모데이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오픈AI의 진짜 문제는 샘 본인이다."
우리는 올트먼의 사업 방식에 대해 직접적인 정보를 가진 100명 이상의 인물을 인터뷰했습니다. 여기에는 전·현직 오픈AI 직원과 이사들, 올트먼의 저택을 드나든 손님과 관리인들, 동료와 경쟁자, 친구와 적,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냉혹한 생리 탓에 친구이자 적이었던 수많은 사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픈AI는 <뉴요커>의 소유주인 컨데나스트와 계약을 맺고, 한시적으로 검색 결과에 해당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올트먼의 사업적 수완을 옹호하며, 수츠케버와 아모데이 같은 라이벌들을 그저 왕좌를 찬탈하려다 실패한 야심가로 치부했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그들을 세상 물정 모르는 어수룩한 과학자나, 자신들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인류를 몰살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진 히스테릭한 '둠스데이(파멸론) 신봉자'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전직 이사 수 윤은 올트먼이 "마키아벨리적 악당"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화려한 판매 문구가 만들어낸 가변적인 현실을 스스로 믿어버릴 정도로 '무책임한' 확신에 차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녀는 "그는 자기 확신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서, 현실 세계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른다"며 "그는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대다수 사람의 판단은 수츠케버나 아모데이와 궤를 같이했습니다. 올트먼에게는 우주선에 자기 이름을 새기는 여타 거물 기업가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권력을 향한 집요한 의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이사회 멤버는 "그는 진실이라는 제약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에게는 한 사람에게서 동시에 발견되기 힘든 두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타인에게 호감을 사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이고, 둘째는 타인을 속였을 때 닥칠 결과에 대해 소시오패스에 가까울 정도로 무관심하다는 점입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소시오패스'라는 단어를 꺼낸 사람은 이 이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와이콤비네이터 1기 동기였던 에런 슈워츠는 천재적이지만 고뇌에 찬 개발자였으며, 2013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 현재는 기술계의 '성인'처럼 추앙받는 인물입니다. 그는 죽기 직전 여러 친구에게 올트먼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 친구에게 그는 "샘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걸 알아야 해"라며 "그는 소시오패스야.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사람이지"라고 경고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여러 고위 경영진 역시 나델라 CEO의 오랜 신뢰에도 불구하고 올트먼과의 관계가 위태로워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임원은 "그는 사실을 왜곡하고, 합의를 멋대로 재협상하거나 아예 파기해 버린다"고 비판했습니다. 올해 초,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자사 모델의 독점 클라우드 제공사로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날, 아마존을 자사 기업용 AI 플랫폼의 독점 재판매처로 지정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재판매 자체는 허용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은 이 계획이 자신들의 독점권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픈AI는 아마존과의 계약이 기존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오픈AI가 법적 의무를 존중할 것으로 믿는다"며 압박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고위 임원은 올트먼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쩌면 그는 훗날 버니 메이도프나 샘 뱅크먼-프리드 급의 사기꾼으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작지만 분명한 가능성이죠."
올트먼은 기술적 천재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많은 이들에 따르면, 그는 코딩이나 머신러닝 분야에서 해박한 전문 지식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여러 엔지니어는 그가 기초적인 기술 용어를 오용하거나 혼동하던 모습을 기억하곤 합니다. 그는 본인의 기술력보다는 타인의 자본과 기술적 재능을 결집해 오픈AI를 일구어냈습니다. 사실 이런 면모가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수완 좋은 '사업가'라는 증거일 뿐이죠.
정작 놀라운 점은 불안해하는 엔지니어와 투자자, 그리고 기술에 회의적인 대중을 설득해내는 그의 능력입니다. 설령 그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할지라도, 올트먼은 마치 그들의 우선순위가 곧 자신의 목표인 것처럼 믿게 만듭니다. 누군가 그의 다음 행보를 가로막으려 할 때마다, 그는 상대의 기를 꺾고 무력화할 적절한 논리를 찾아내곤 했습니다. 설령 그것이 일시적인 방편일지라도, 상대가 인내심을 잃고 돌아설 때쯤이면 올트먼은 이미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뒤였습니다. 전직 오픈AI 연구원인 웨인라이트는 "그는 겉으로 보기에 자신을 제약하는 듯한 미래의 약속이나 구조를 미리 설계해 둡니다"라며, "하지만 막상 약속을 지켜야 할 미래가 닥치면, 그 제약이 무엇이었든 아주 손쉽게 무시해 버린다"고 꼬집었습니다.
올트먼과 함께 일했던 한 기술 기업 임원은 "그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설득력이 뛰어납니다. 마치 '제다이의 최면술(Jedi mind tricks)'을 부리는 것 같아요. 차원이 다른 수준이죠"라고 말했습니다. AI 정렬 연구에는 인간과 고성능 AI 사이의 의지 대결을 다루는 전형적인 가설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대결에서 체스 그랜드마스터가 어린아이를 이기듯 AI가 압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해당 임원은 올트먼이 '블립(해임 사태)' 기간에 주변 인물들을 수싸움으로 압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마치 "상자 밖으로 탈출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임 직후 며칠 동안 올트먼은 자신을 향한 의혹에 대해 외부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는 조사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유죄처럼 보일까 봐 걱정된다고 주변 두 명에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올트먼은 이를 부인합니다.) 하지만 사임하는 이사들이 독립적인 조사를 퇴진 조건으로 내걸자, 올트먼은 결국 '최근 사건들'에 대한 '검토'를 수용했습니다. 협상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로 합류한 두 이사는 자신들이 해당 조사를 직접 관리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특히 정계와 월스트리트에 넓은 인맥을 가진 서머스가 합류하면서 조사에 신뢰성이 실리는 듯 보였습니다. (서머스는 작년 11월, 어린 제자와 연인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던 중 제프리 앱스틴에게 조언을 구한 이메일이 공개되자 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오픈AI는 엔론과 월드컴의 내부 조사를 맡았던 저명한 법무법인 윌머헤일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 정통한 6명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투명성을 제한하려는 의도로 설계된 것 같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는 조사단이 초기에는 회사의 주요 인물들과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 직원은 서머스와 테일러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조사에 참여했던 이 직원은 "그들은 이사회 내분 당시에 일어난 좁은 범위의 사건에만 관심이 있었지, 올트먼의 도덕적 결함에 관한 전반적인 역사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또한 익명성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올트먼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길 꺼리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해당 직원은 "모든 정황이 올트먼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결론을 이미 정해놓은 듯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일부 변호사들은 "사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간 독립적이고 면밀하며 포괄적인 조사였다"고 반박했고, 테일러 역시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업 조사의 목적은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조사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기도 하지만, 대중적 스캔들이 연루된 사건에서는 더 높은 투명성이 요구되곤 합니다. 2017년 캘러닉이 우버를 떠나기 전, 이사회는 외부 업체를 고용해 13페이지 분량의 요약본을 대중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501©(3))라는 오픈AI의 지위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해임 사태의 파장을 고려할 때, 많은 임원은 상세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3월, 오픈AI는 올트먼의 혐의를 벗겨준다는 발표만 했을 뿐 보고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웹사이트에 '신뢰의 붕괴'를 인정하는 약 800자 분량의 글을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조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아예 작성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조사 결과는 서머스와 테일러에게 구두 브리핑 형식으로만 전달되었습니다. 조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샘을 '정직의 화신'인 조지 워싱턴처럼 결론짓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올트먼의 해임 배경이 된 도덕성 문제보다는 명백한 범죄 행위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며, 이를 근거로 그가 CEO직을 유지해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직후, 해임과 동시에 이사회에서 쫓겨났던 올트먼은 다시 이사회에 복귀했습니다. 보고서를 서면으로 남기지 않기로 한 결정은 서머스와 테일러의 개인 변호사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서머스는 공식 답변을 거부했고, 테일러는 구두 브리핑을 받았기에 "공식 서면 보고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전·현직 오픈AI 직원들은 정보 공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올트먼은 자신의 복귀 이후 합류한 모든 이사가 구두 브리핑을 받았다고 믿는다고 말했지만,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것은 명백하고도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일부 이사들은 보고서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된다면 "또 다른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서면 기록의 부재는 의혹을 축소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동시에 실리콘밸리 내 올트먼의 위상 또한 의혹을 잠재우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올트먼과 함께 일한 여러 저명한 투자자들은 그가 오픈AI의 경쟁사를 지원하는 투자자들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습니다. 한 투자자는 "그가 싫어하는 곳에 투자하면 다른 기회에도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올트먼의 또 다른 권력 원천은 방대한 개인 투자 목록이며, 이는 때로 사생활 영역까지 뻗어 있습니다. 그는 여러 명의 전 연인들과 펀드 공동 관리자, 주요 투자자, 혹은 빈번한 공동 투자자로서 재정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남성 경영진이 연인이나 성적 파트너와 이런 관계를 맺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한 유명 CEO는 말했습니다.) 올트먼의 경우는 그 정도가 남다릅니다. 올트먼은 "헤어진 뒤에 전 연인과 투자하는 일은 당연히 있었고,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비정상적인 수준의 통제력을 부여합니다. 올트먼과 가까운 한 인물은 "이는 사실상 매우 높은 수준의 종속 관계를 형성하며, 종종 평생 이어지는 종속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전직 동료들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2024년 오픈AI를 떠나 자신의 AI 스타트업을 차리기 시작한 무라티에게 올트먼의 최측근인 조시 쿠슈너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는 무라티의 리더십을 치켜세우더니, 이내 그녀의 '평판'이 걱정된다며 전직 동료들이 이제 그녀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식의 은근한 협박을 건넸습니다. (쿠슈너 측 대변인은 이 함의가 "전체 맥락을 다 담지 못했다"고 해명했고, 올트먼은 해당 통화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CEO 취임 초기, 올트먼은 비영리 법인이 소유하는 '이익 제한형' 영리 기업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기업 구조는 올트먼이 직접 고안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방식이었습니다. 기업 전환 과정에서 이사였던 홀든 카노프스키는 비영리 법인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아모데이의 매제이기도 한 그는 "양심상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록에 따르면, 이사회 측 변호사가 그의 반대 의견이 새 구조의 정당성에 대한 "추가 조사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그의 표는 본인 동의 없이 기권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이는 명백한 기업 기록 조작의 소지가 있는 행위였습니다. (오픈AI 측은 여러 직원이 카노프스키의 기권을 기억하고 있으며, 당시 회의록에도 기권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오픈AI는 마침내 영리 법인으로 '자본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사측은 산하 비영리 재단인 '오픈AI 파운데이션'이 역사상 가장 자본력이 탄탄한 재단 중 하나라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 재단의 지분은 26%에 불과하며, 한 명을 제외한 재단 이사진 모두가 영리 법인의 이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의회 청문회 당시 올트먼은 "많은 돈을 버느냐"는 질문에 "오픈AI 지분은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으며, 오직 이 일을 사랑해서 하는 것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와이콤비네이터 펀드를 통해 간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교묘하게 피한 답변이었습니다. 현재까지는 기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올트먼 본인을 포함한 여러 관계자는 이 상황이 곧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올트먼은 "투자자들이 '힘든 시기가 와도 회사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달라'고 요구한다"고 전하면서도, 지분 획득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법정 증언에 따르면 브록먼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트먼의 몫은 그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에도 그는 부(富)가 자신의 주된 동기부여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 전직 직원은 올트먼이 예전에 했던 말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나는 돈에는 관심 없어. 권력에 더 관심이 있지."
2023년, 올트먼은 하와이 자택에서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한 가운데 멀헤린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두 사람은 9년 전 피터 틸의 집 온수 욕조에서 늦은 밤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이 별장으로 다양한 손님을 초대해 왔는데, 우리가 만난 목격자들은 사적인 셰프가 준비한 식사나 일몰 무렵의 보트 유람 같은, 여느 자산가들이 즐기는 평범한 휴양 모습 이상의 특별한 점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번은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를 주제로 신년 파티를 열기도 했는데, 당시 사진에는 상의를 탈의한 채 웃고 있는 남성들과 실제 '서바이버'의 진행자인 제프 프롭스트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올트먼은 더 적은 인원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는데, 적어도 한 번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옷 벗기 포커(스트립 포커) 게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올트먼은 참여하지 않은 이 파티 사진만으로는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세 명의 남성이 확실히 패배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우리가 인터뷰한 많은 하객은 올트먼이 그저 너그러운 호스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트먼의 사생활을 둘러싼 루머들은 경쟁자들에 의해 이용되고 왜곡되어 왔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의 비정한 암투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AI 업계의 경쟁은 유독 살벌해졌습니다. 오픈AI의 한 임원은 "셰익스피어 비극 수준"이라며 "비즈니스의 일반적인 규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지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머스크와 직접 연결되어 있고 적어도 한 사례에서는 그로부터 보수까지 받은 중개인들은 올트먼에 대한 수십 페이지 분량의 정밀 조사 자료(네거티브 리서치)를 유포했습니다. 이 자료에는 올트먼과 연관된 유령 회사들, 측근들의 개인 연락처는 물론, 게이 바를 돌며 수집한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인터뷰 내용까지 담긴 광범위한 뒷조사 결과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머스크 측의 한 중개인은 올트먼의 비행 일정과 파티 참석 여부까지 추적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트먼은 우리에게 "나보다 더 많은 사설 탐정의 감시를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급기야 극단적인 주장까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우익 방송인 터커 칼슨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올트먼이 한 내부 고발자의 죽음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경쟁자들에 의해 더욱 부풀려졌습니다. 올트먼의 여동생 애니는 소송과 우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세 살이고 올트먼이 열두 살이던 시절부터 수년간 그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애니의 주장을 입증할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올트먼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그의 형제들과 어머니 또한 "전혀 사실무근이며 우리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애니는 저널리스트 카렌 하오의 저서 『AI 제국(Empire of AI)』을 위한 인터뷰에서, 성인이 된 후 과거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는 플래시백 현상을 통해 학대의 기억을 되찾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경쟁사나 투자사 관계자들 중 상당수는 올트먼이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쫓아다닌다는 암시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는 실리콘밸리에 끈질기게 퍼져 있는 소문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수개월 동안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 문제를 파헤쳤으나,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올트먼은 "향후 재판에서 배심원들을 선동하려는 경쟁자의 추잡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말을 직접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지만, 미성년자 성추문이나 성매매, 살인 연루설 등은 모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덧붙여 우리가 수개월 동안 "그토록 집요하게 이 문제들을 조사해 준 것에 대해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트먼은 성인인 연하 남성들과 교제해 왔음을 인정했습니다. 우리가 그의 전 파트너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들은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머스크 측 중개인들이 작성한 반대파 조사 보고서는 이 사실을 공격의 빌미로 활용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미소년 군단(Twink Army)'이나 '슈가 대디의 성적 취향' 같은 저속하고 근거 없는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올트먼은 "동성애 혐오 정서가 의도적으로 조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IT 전문 기자 스위셔도 이에 동의하며 "돈 많은 남자들은 다들 기괴한 짓을 한다. 내가 샘에 대해 들은 것보다 훨씬 심한 짓을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그녀는 이어 "하지만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게이이고, 그래서 그 사실이 무기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소셜 미디어 경영진은 부작용 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 왔습니다. 그들은 속도 조절을 원하는 입법가들을 그저 시대에 뒤떨어진 '러다이트(기계 파괴론자)'라며 무시하다가, 결국 여야 모두의 비웃음을 샀습니다. 반면 올트먼은 신선할 정도로 양심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규제를 회피하기는커녕 사실상 규제를 해달라고 간청하는 수준이었죠. 2023년 상원 사법위원회 증언에서 그는 첨단 AI 모델을 감독할 새로운 연방 기구 창설을 제안했습니다. "이 기술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그의 말에, 평소 기술 기업 CEO들에게 독설을 퍼붓기로 유명한 루이지애나주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조차 매료된 듯 턱을 괴고는 올트먼이 직접 그 규칙을 집행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트먼은 겉으로는 규제를 환영하면서도 뒤에서는 조용히 반대 로비를 벌였습니다. <타임>지에 따르면, 오픈AI는 2022년과 2023년 거대 AI 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려던 유럽연합(EU)의 시도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4년 캘리포니아주 의회에는 AI 모델의 안전성 테스트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이 법안에는 올트먼이 의회 증언에서 옹호했던 것과 유사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오픈AI는 공식적으로는 이 법안에 반대했으나, 사석에서는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입법 보좌관은 "한 해 동안 오픈AI가 보여준 행동은 점점 더 교묘하고 기만적이었다"고 우리에게 전했습니다.
투자자 콘웨이는 낸시 펠로시와 개빈 뉴섬을 포함한 주 정치 지도자들을 상대로 법안 폐기를 위한 로비를 벌였습니다. 결국 법안은 여야의 압도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했지만, 뉴섬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올해 AI 규제를 옹호하는 의회 후보들은 이러한 제한 조치를 무산시키기 위해 급조된 새로운 '친AI'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 '리딩 더 퓨처(Leading the Future)'의 자금 지원을 받는 후보들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오픈AI의 공식 입장은 이러한 슈퍼팩에 기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리핸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정파적 정치를 초월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리딩 더 퓨처'의 주요 기부자 중 한 명은 5,000만 달러를 쾌척한 그레그 브록먼입니다. (올해 브록먼 부부는 트럼프 지지 슈퍼팩인 '마가 인크(MAGA Inc.)'에도 2,5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오픈AI의 공세는 전통적인 로비 활동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 상원에 후속 법안이 발의되었을 때였습니다. 비영리 단체 '인코드(Encode)'에서 근무하며 법안 작성을 도왔던 29세 변호사 네이선 캘빈은 아내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오픈AI가 보낸 소환장을 들고 온 송달 대리인과 마주쳤습니다. 회사는 머스크가 비밀리에 비판 세력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요구한 것은 주 상원에 제출된 법안과 관련한 캘빈의 사적인 통신 기록 전부였습니다. 캘빈은 "그저 '일론 머스크와 대화하거나 돈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어봤으면 됐을 일이다. 물론 그런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법안의 다른 지지자들과 오픈AI의 영리 기업 전환을 비판한 이들도 소환장을 받았습니다. 제임스 어바인 재단의 수장 돈 하워드는 "기본적으로 겁을 주어 입을 막으려는 수작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픈AI는 이것이 통상적인 법적 절차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올트먼은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는 "강력한 독재자가 약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공포의 서사를 늘어놓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며 "이것은 게이라서가 아니라 유대인으로서 갖는 본능"이라고 말했습니다. 2016년 그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며 트럼프를 "미국에 대한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불렀습니다. 2020년에는 민주당과 바이든 승리 펀드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올트먼은 백악관 관계자들과 최소 6차례 이상 만났습니다. 그는 AI의 안전성 테스트와 기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최초의 연방 체제인 방대한 행정명령을 작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바이든이 이에 서명했을 때, 올트먼은 "좋은 시작"이라며 반겼습니다.
하지만 2024년 바이든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올트먼의 화법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미국은 괜찮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가 승리한 후, 올트먼은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취임식 현장에서는 인플루언서 제이크와 로건 폴 형제와 셀카를 찍기도 했습니다. 그는 엑스(X)에 특유의 소문자 문체로 "최근 대통령(@potus)을 더 주의 깊게 지켜보며 그에 대한 관점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나 스스로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는데...)"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바이든의 AI 행정명령을 폐기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올트먼을 두고 이렇게 평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게 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머스크는 공적인 자리에서 올트먼을 "스캠 올트먼(Scam Altman)", "사기꾼 샘(Swindly Sam)"이라 부르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올트먼이 엑스에 자신이 주문한 테슬라 차량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머스크는 "넌 비영리 단체를 훔쳤잖아"라고 맞받아치기도 했죠.)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 올트먼은 이미 머스크를 앞지른 듯 보입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선을 돕기 위해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고 몇 달간 백악관에서 상주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는 워싱턴을 떠났고, 그 과정에서 트럼프와의 관계도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반면 올트먼은 이제 트럼프가 아끼는 거물 기업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의 영국 윈저 성 방문에 동행해 영국 왕실을 접견하기까지 했죠. 올트먼과 트럼프는 일 년에 몇 차례 대화를 나눕니다. 올트먼은 "그냥 전화를 걸면 된다"며 "절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뭔가 논의할 게 생기면 기꺼이 전화를 건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기술계 리더들과 만찬을 가졌을 때 머스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올트먼은 대통령 맞은편 자리에 앉았습니다. 당시 트럼프는 "샘, 당신은 위대한 리더다. 당신이 예전에 내게 해준 이야기들은 정말 믿기 힘들 정도였다"며 치켜세웠습니다.
지난 수년간 올트먼은 범용 인공지능(AGI)을 향한 여정을 '맨해튼 프로젝트'에 계속 비유해 왔습니다. 나치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로 물리학자들을 설득해 삶의 터전을 로스앨러모스로 옮기게 했던 로버트 오펜하이머처럼, 올트먼 또한 이 기술이 가진 지정학적 위험성을 지렛대 삼아 사람들을 움직입니다. 올트먼은 청중이 누구냐에 따라 이 비유를 기술 개발의 가속화를 정당화하는 데 쓰기도 하고, 반대로 주의를 촉구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여름 미국 정보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그는 중국이 이미 'AGI 맨해튼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근거를 대라는 압박이 들어오자 올트먼은 "들은 풍월이 있다"며 얼버무렸습니다. 그는 이후 여러 차례 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한 회의가 끝난 뒤 그는 정보 당국자에게 증거를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끝내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당 당국자는 중국의 프로젝트를 직접 조사한 뒤 "증거가 전혀 없다. 그저 투자 유치를 위한 영업용 멘트였을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올트먼은 중국의 노력을 정확히 그런 식으로 묘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안전 문제를 중시하는 이들에게 올트먼은 정반대의 논리로 이 비유를 꺼내 들었습니다. 재앙적인 결과를 막으려면 국제적인 공조 아래 아주 조심스럽게 AGI를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였죠. 2017년 아모데이는 공익 변호사 출신인 페이지 헤들리를 오픈AI의 정책 및 윤리 고문으로 영입했습니다. 헤들리는 초기 경영진 브리핑에서 오픈AI가 파멸적인 군비 경쟁을 피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주요 AI 연구소들이 연합을 구축하고, 나토(NATO)와 유사한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기술이 안전하게 보급되도록 보장하자는 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헤들리의 회상에 따르면, 브록먼은 이 계획이 회사가 경쟁사들을 이기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헤들리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그레그는 결국 '그래서 돈은 어떻게 더 모으나? 우리가 이길 방법은 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여러 인터뷰와 당시 기록에 따르면, 브록먼은 오히려 역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강대국들을 서로 이간질하고 입찰 경쟁을 붙여 오픈AI의 배를 불리자는 것이었죠. 헤들리에 따르면 브록먼의 생각은 '핵무기도 그랬는데 AI라고 안 될 게 뭐야?'라는 식이었습니다.
헤들리는 경악했습니다. "그들이 부정하지 않은 전제는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걸 푸틴에게 팔면 어떨까?'라는 것이었죠." (브록먼은 AI 모델을 정부에 경매로 넘기는 안을 진지하게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오픈AI 측 대변인은 "국가 간 협력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AI판 국제 우주 정거장' 같은 구상을 높은 차원에서 브레인스토밍했을 뿐"이라며 "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아이디어 회의에서는 종종 황당한 생각이 나오기도 합니다. 헤들리는 내부적으로 '국가 프로젝트(countries plan)'라 불리던 이 구상이 폐기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관련자들의 증언과 당시 문서에 따르면, 오픈AI 경영진은 이 계획에 점점 더 열광하는 기색이었습니다. 당시 오픈AI 정책 이사였던 잭 클락에 따르면 브록먼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자금을 지원해야만 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으며, "우리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위험하게 느껴지도록 암묵적인 압박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한 주니어 연구원은 사내 회의에서 이 계획이 구체화되는 것을 보며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경영진은 최소 한 명의 잠재적 기부자와 이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달 말, 여러 직원이 사직서를 쓰겠다고 반발하자 결국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헤들리는 "올트먼에게는 '강대국 간의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나쁜 계획'이라는 사실보다 '직원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 늘 계산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가 프로젝트가 무산되었음에도 올트먼은 굴하지 않고 비슷한 주제의 변주곡을 이어갔습니다. 2018년 1월, 그는 분홍색 부겐빌레아가 흐드러진 정원과 진짜 백조들이 노니는 인공 연못이 있는 올드 할리우드풍 리조트, 호텔 벨에어에서 'AGI 주말' 모임을 소집했습니다. 참석자 중에는 당시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AI 파멸론의 예언자로 통하던 철학자 닉 보스트롬, 에미리트의 술탄이자 AI 추진론자인 오마르 알 올라마, 그리고 최소 7명의 억만장자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안전을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이 모임이 범용 인공지능(AGI)이라는 파괴적 기술의 등장에 사회가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하는 자리라고 설명했고, 투자자들에게는 사업 제안을 듣는 자리라는 기대를 심어주어 불러모았습니다.
일정은 세련된 회의실에서 손님들의 강연으로 채워졌습니다.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은 AI에 불교적 자비심을 심어넣는 가능성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올트먼은 'AGI의 점유권으로 교환 가능한' 글로벌 암호화폐 구상을 담은 발표 자료를 꺼내 들었습니다. AGI가 인류에게 지극히 유용해지고 '악의가 없는' 상태에 도달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오픈AI 서버를 이용하기 위해 앞다투어 이 코인을 사려 할 것이라는 논리였습니다. 아모데이는 자신의 노트에 "이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터무니없었다(블라디미르 푸틴이 이 토큰을 소유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되돌아보니 이것은 내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할 샘에 대한 수많은 경고 신호 중 하나였다"고 적었습니다. 겉보기에는 돈벌이 수단 같았지만, 올트먼은 이를 AI 안전을 위한 유익한 계획으로 포장했습니다. 그의 슬라이드 중 하나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선한' 팀에 영입해 승리하고, 옳은 일을 하고 싶다"고 적혀 있었고, 다른 슬라이드에는 "발표가 끝날 때까지 웃음을 참아달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올트먼의 투자 유치 논리는 수년간 진화해 왔지만, AGI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일관되게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규모의 법칙(scaling law)'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원리를 따르고 있었는데,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더 많은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쏟아부을수록 지능이 더 높아진다는 법칙입니다. 이 과정을 가능케 하는 특수 칩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쌉니다. 오픈AI는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만 1,200억 달러 이상을 유치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비상장 투자이자 역대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보다도 4배나 큰 액수입니다. 한 기술 기업 경영자이자 투자자는 "매년 1,000억 달러를 재량껏 쓸 수 있는 주체를 생각해보면 전 세계에 손꼽을 정도뿐"이라며, "미국 정부, 미국의 4~5개 거대 IT 기업, 그리고 사우디와 에미리트 정도가 사실상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올트먼이 처음에 주목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였습니다. 그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 후 헤들리의 회상에 따르면, 올트먼은 왕세자를 '친구'라고 불렀습니다. 2018년 9월 헤들리의 노트에는 올트먼이 "사우디 국부펀드(PIF)로부터 수백억 달러를 받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달,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암살단이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워싱턴 포스트 기자 자말 카슈끄지를 교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올트먼이 빈 살만이 사막에 건설하려는 미래 도시 '네옴(Neom)'의 자문위원회에 합류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현재 앤스로픽에서 근무하는 잭 클락 당시 정책 이사는 올트먼에게 "샘, 이 위원회에 있으면 안 된다"고 만류했던 일을 기억합니다. 올트먼은 처음에는 자레드 쿠슈너가 사우디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확언해 주었다며 자신의 참여를 정당화했습니다. (올트먼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하며, 쿠슈너 측은 당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빈 살만의 개입 여부가 갈수록 명확해지자 결국 올트먼은 네옴 자문위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에게 조언을 주었던 한 정책 컨설턴트의 회상에 따르면, 올트먼은 이 상황을 그저 일시적인 차질로 여겼으며 어떻게든 빈 살만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방법을 계속 고민했습니다. 해당 컨설턴트는 "그의 질문은 '이것이 도덕적으로 나쁜 일인가?'가 아니었다"며, "오직 '만약 우리가 강행한다면 어떤 결과가 따를까? 수출 통제 문제가 생길까? 제재를 받을까? 즉, 내가 이걸로 처벌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그때 올트먼은 또 다른 자금줄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UAE는 석유 국가에서 기술 허브로 탈바꿈하기 위한 15년 계획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대통령의 동생이자 국가 정보 수장인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얀이었습니다. 타눈은 국가 통제하의 AI 대기업 G42를 운영하며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국부 펀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아부다비를 방문한 올트먼은 올라마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는 정부 후원 행사에서 "UAE는 AI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AI를 논해온 나라"라고 치켜세우며, 중동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AI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걸프 국가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많은 대기업에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은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 지정학적 비전을 쫓고 있었습니다. 2023년 가을, 그는 훗날 '칩코(ChipCo)'로 알려진 계획을 위해 비밀리에 인재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걸프 국가들로부터 수백억 달러를 조달해 거대한 반도체 파운드리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었으며, 그중 일부는 중동 현지에 세울 계획이었습니다. 올트먼은 현재 메타의 AI 수장인 알렉산드르 왕에게 경영진 자리를 제안하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새 회사의 수장을 맡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에미리트 측으로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끌어내려 했습니다. 한 이사회 멤버는 "내 파악으로는 이 모든 일이 이사회의 인지 없이 진행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올트먼이 이 프로젝트에 영입하려 했던 연구원 제임스 브래드버리는 제안을 거절했던 일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첫 반응은 '이건 분명 성공하겠지만, 과연 성공하길 바라는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었습니다."
머지않아 AI 역량은 석유나 농축 우라늄을 대신해 세계 권력의 균형을 결정짓는 핵심 자원이 될 것입니다. 올트먼은 연산 능력이 곧 "미래의 화폐"라고 말해왔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데이터 센터의 위치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미국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첨단 AI 인프라가 걸프 지역의 전제 국가들에 집중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통신 인프라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화웨이의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과거 UAE가 미국의 기술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정보기관들은 에미리트 측에 전달된 미국의 첨단 반도체가 중국 엔지니어들의 손에 들어갈 것을 걱정했습니다. 또한 중동의 데이터 센터는 군사 공격에도 취약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주 사이 이란은 바레인과 UAE에 있는 미국 데이터 센터를 폭격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가설이긴 하지만, 걸프 지역의 전제 군주가 미국 소유의 데이터 센터를 징발해 압도적으로 강력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창립자들이 우려했던 'AGI 독재' 시나리오가 실제 독재 국가에서 현실이 되는 셈입니다.
해임 사태 당시 올트먼이 가장 의지했던 인물은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이자 그의 열렬한 지지자인 체스키였습니다. 체스키는 "내 친구가 그런 심연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는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우리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이듬해 와이콤비네이터 동문 모임에서 그는 즉석 강연을 했는데, 이 강연은 무려 두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는 "마치 집단 치료 세션 같은 분위기였다"고 회상했습니다. 강연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당신이 시작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당신의 본능이 가장 옳으며,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자들은 당신을 가스라이팅하는 것이다. 부하 직원들이 당신을 미쳤다고 몰아세워도 당신은 미치지 않았다.' 폴 그레이엄은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도전적인 태도를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라고 명명했습니다.
'블립(해임 사태)' 이후 올트먼은 줄곧 '창업자 모드'를 유지해 왔습니다. 2024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칩코'에 대한 올트먼의 비전을 보도했습니다. 그는 5조에서 7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투입해 공동 법인을 세울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트위터에 "뭐 어때, 8조 달러로 가자"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많은 직원이 이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계획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얀 라이케는 "다들 '잠깐,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사내 회의에서 올트먼은 안전팀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라이케는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 계획이 승인된 것처럼 거짓 정보를 흘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올트먼은 기밀로 분류된 AI 정책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보안 승인(Security Clearance)을 받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조율하던 랜드(RAND) 연구소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 직원은 "그는 외국 정부로부터 적극적으로 '수천억 달러'를 모으고 있다"며, "최근 UAE 측으로부터 자동차를 선물 받기도 했다(아마 아주 좋은 차였을 것)"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 정도 규모의 해외 금융 관계를 맺고도 보안 승인 절차를 밟은 사람은 자레드 쿠슈너뿐이며, 당시 심사관들은 승인을 거부하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올트먼은 절차를 철회했습니다. 올트먼과의 논의에 참여했던 행정부 고위 관료는 "주로 에미리트와 맺고 있는 그의 거래 관계들이 우리 중 일부에게는 많은 경고 신호를 보냈다"며 "정부 내 많은 이가 그를 백 퍼센트 신뢰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타눈으로부터 받은 선물에 대해 묻자 올트먼은 "구체적으로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와 다른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재적 사업 파트너로부터 받은 모든 선물은 회사에 공개해야 한다는 표준 규정이 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트먼은 최소 두 대의 하이퍼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약 200만 달러 가치의 올 화이트 코닉세그 레제라와 약 2,000만 달러(약 270억 원)에 달하는 레드 맥라렌 F1입니다. 2024년, 올트먼이 나파 밸리에서 레제라를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낮게 설계된 버킷 시트에 앉아 번쩍이는 하얀 기계의 창밖을 살피는 올트먼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퍼졌습니다. 머스크 측의 한 기술 투자자는 이 영상을 공유하며 "나도 다음에 비영리 단체나 차려야겠다"고 비꼬았습니다.
2024년, 올트먼은 오픈AI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셰이크 타눈의 2억 5천만 달러짜리 초호화 요트 '마리아(Maryah)'를 방문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 중 하나인 이 배에는 헬기 착륙장, 나이트클럽, 영화관, 비치 클럽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타눈의 무장 경호원들 사이에서 오픈AI 직원들의 모습은 확연히 눈에 띄었고, 동행했던 한 직원은 훗날 동료들에게 그 경험이 몹시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후 올트먼은 엑스에서 타눈을 "친애하는 사적인 친구"라고 불렀습니다.
올트먼은 민감 기술의 수출 시 백악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정부 관리들은 이 회의를 거칠 때마다 중동을 향한 올트먼의 야심에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종종 AI를 "새로운 전기"라 부르는 등 거창한 주장을 늘어놓곤 했습니다. 2018년에는 오픈AI가 '리게티 컴퓨팅'이라는 회사로부터 완벽하게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자리에 동석한 다른 오픈AI 경영진조차 처음 듣는 소리였습니다. 당시 리게티는 실제 사용 가능한 양자 컴퓨터를 판매할 수 있는 단계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회의에서 올트먼은 2026년까지 미국 전역에 구축될 방대한 핵융합 발전소 네트워크가 AI 붐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료는 "핵융합이 정말 성공했다면 대단한 뉴스겠지만, 우리는 '글쎄요'라는 반응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는 승인을 내주지 않았고, 상무부 고위 관계자는 올트먼에게 "아랍에미리트(UAE)에 첨단 칩 제조 시설을 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트럼프 취임 나흘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타눈이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회사 지분을 받는 대가로 5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올트먼은 트럼프와 25분간 통화를 하며 '칩코'의 변형된 모델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가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도록 시기를 조율한 것입니다. 트럼프 취임 이튿날, 올트먼은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 서서 미국 전역에 방대한 AI 인프라망을 구축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합작 투자 사업인 '스타게이트(Stargate)'를 발표했습니다.
5월에 들어서자 정부는 바이든 시절의 AI 기술 수출 제한 조치를 철회했습니다. 올트먼과 트럼프는 사우디 왕실을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습니다. 비슷한 시기, 사우디 측은 국제 파트너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거대 국영 AI 기업의 출범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약 일주일 후, 올트먼은 스타게이트를 UAE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아부다비에 건설될 데이터 센터 단지는 센트럴 파크의 7배 크기에 달하며, 마이애미시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게 됩니다. 한 전직 오픈AI 경영진은 "솔직히 말해, 우리는 지금 외계 존재를 소환하는 포털을 짓고 있는 셈"이라며, "현재 그 포털은 미국과 중국에 존재하는데 샘이 중동에 하나를 더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 상황이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일인지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지금까지 행해진 일 중 가장 무모한 짓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전 약속이 무너지는 것은 이제 업계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앤스로픽은 올바른 구조와 리더십만 있다면 상업적 압박 속에서도 안전 원칙을 지켜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설립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책임감 있는 규모 확장 정책'으로, 새로운 모델의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더 강력한 모델의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300억 달러의 신규 투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앤스로픽은 이 약속을 약화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오픈AI보다 안전을 중시한다고는 하지만, 잭 클락 전 정책 이사는 "자본 시장의 시스템은 오직 '더 빨리 가라'고만 말한다"며, "결국 이 결정은 기업이 아니라 세상이 내리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아모데이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UAE와 카타르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임을 밝히며, 이 과정이 결국 "독재자들"의 배를 불리게 될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본 기사의 저자들을 포함한 많은 작가는 앤스로픽이 허가 없이 저서를 학습에 사용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컨데나스트 사는 자사와 계열사에서 발행한 특정 도서의 사용과 관련해 앤스로픽과 합의를 마쳤습니다.)
2024년 앤스로픽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강경한 국방 업체 중 하나인 팔란티어와 손잡고, 자사의 AI 모델인 '클로드(Claude)'를 군사 생태계에 직접 투입했습니다. 이로써 앤스로픽은 펜타곤의 최기밀 시설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AI 업체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펜타곤은 이 회사와 2억 달러 규모의 추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1월, 미군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기 위해 단행한 심야 급습 작전에서도 클로드가 사용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앤스로픽과 정부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오픈AI는 자사 기술을 '군사 및 전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다는 조항을 정책에서 삭제한 바 있습니다. 결국 구글과 xAI를 포함한 앤스로픽의 경쟁사들도 '모든 합법적 목적'이라면 군에 모델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반면 앤스로픽은 완전 자율 살상 무기나 자국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를 지원할 수 없다는 정책을 고수하며 버텼고, 이로 인해 갱신 계약 협상은 지지부진해졌습니다. 2월 말 어느 화요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아모데이를 펜타곤으로 불러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그주 금요일 오후 5시 1분까지 해당 금지 조항들을 폐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마감 시한 전날, 아모데이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헤그세스 장관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협'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는 과거 화웨이처럼 적대국과 연계된 기업들에나 적용되던 치명적인 블랙리스트였으며, 장관은 며칠 뒤 실제로 위협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오픈AI와 구글의 수백 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우리는 분열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에 서명하며 앤스로픽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올트먼 역시 사내 메모를 통해 이번 분쟁이 "업계 전체의 문제"라며, 오픈AI도 앤스로픽과 동일한 윤리적 경계선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올트먼은 이미 최소 이틀 전부터 펜타곤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앤스로픽의 대체자를 찾던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공학 차관이 올트먼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것입니다. 마이클 차관은 당시를 회상하며 "서둘러 대안을 찾아야 했기에 샘에게 전화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나는 그가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트먼은 마이클 차관에게 "국가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지만, 그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오픈AI는 앤스로픽의 기술이 내장되어 있던 기밀 시스템에 필요한 보안 인증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주 금요일 아침 5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전격 발표되었습니다. 오픈AI의 기술을 펜타곤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 통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날 밤, 올트먼은 이제 군이 오픈AI의 모델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엑스(X)를 통해 공식 선언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올트먼의 이러한 수완은 회사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발표 당일, 새로운 투자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1,100억 달러나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수많은 사용자가 챗GPT 앱을 삭제했고, 최소 두 명의 고위급 직원이 회사를 떠났는데 그중 한 명은 앤스로픽으로 향했습니다. 직원 회의에서 올트먼은 우려를 표하는 이들을 질책했습니다. 그는 "이란 공습은 찬성하면서 베네수엘라 침공은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이 그런 사안에 의견을 낼 권리는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오픈AI와 연계된 몇몇 경영진은 올트먼의 리더십에 대해 지속적인 의구심을 표하며, 인스타카트 CEO 출신이자 현재 오픈AI에서 AGI 배포 부문을 맡고 있는 피지 시모를 후계자로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한 논의 내용을 전해 들은 관계자에 따르면, 시모 본인도 사석에서 올트먼이 결국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시모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인스타카트는 최근 시모의 리더십 아래 행해진 기만적 관행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되 6,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내기로 연방거래위원회와 합의했습니다.)
올트먼은 자신의 바뀐 입장들을 두고 상황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머스크 등이 주장하는 사악한 '긴 사기극'이 아니라, 선의에 기반한 점진적 진화라는 것입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원하는 지도자는 자기 생각을 맹신하며 절대 바꾸지 않는 고집불통이겠지만, 우리는 모든 것이 극도로 빠르게 변하는 분야에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행동 일부를 "정상적인 비즈니스 경쟁"이라며 옹호했습니다. 우리가 만난 여러 투자자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올트먼의 비판론자들을 비웃었습니다. 투자자 콘웨이는 "안전 문제에 매몰되어 공상과학 소설 수준의 극단론에 빠진 집단이 있습니다"라며, "올트먼의 사명은 숫자로 증명됩니다. 오픈AI의 성공을 본다면 그 숫자들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이들은 올트먼의 행보가 묵과할 수 없는 경영상의 기능 장애를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한 이사회 멤버는 "핵심은 회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다스릴 능력이 상실되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일부는 AI 설계자들에게는 다른 산업의 경영진보다 훨씬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대화한 대다수 사람은 올트먼이 현재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하는 기준이 그가 처음에 제시했던 기준과는 다르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인터뷰 도중 우리는 올트먼에게 AI 기업을 경영하는 데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지 물었습니다. 이는 원래 당연한 답변이 기대되는 질문이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슷한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예"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사회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거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은 많다고 봅니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나중에 그는 추가 성명을 보내왔습니다. "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저 또한 매일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오픈AI 창립 당시 내걸었던 수많은 약속 중 가장 핵심은 단연 AI를 안전하게 세상에 내놓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에서 이러한 우려는 종종 비웃음거리가 되곤 합니다. 지난해 벤처 투자자 출신의 현 부통령 J. D. 밴스는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이전 명칭은 AI 안전 서밋)에 참석해 "AI의 미래는 안전을 두고 손을 떨며 고민하는 이들의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도 백악관의 AI 및 암호화폐 정책관을 맡은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는 안전에 대한 걱정을 미국의 AI 경쟁력을 깎아먹는 "자해 공갈"이라며 치부했습니다. 올트먼 역시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를 두고 "매우 신선한 변화"라고 부릅니다.
오픈AI는 안전에 집중하던 팀들을 대거 정리했습니다. 슈퍼얼라인먼트 팀이 해체될 무렵, 팀의 수장이었던 수츠케버와 라이케는 회사를 떠났습니다. (수츠케버는 이후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라는 회사를 공동 창립했습니다.) 라이케는 엑스(X)를 통해 "안전 문화와 절차들이 화려한 신제품에 밀려 뒷전이 되었다"고 일축했습니다. 곧이어 첨단 AI가 가져올 충격에 사회가 대비하도록 돕던 'AGI 준비 팀'마저 해체되었습니다. 최근 국세청(IRS)에 제출한 공시 서류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을 기술해달라는 문항에, 이전 서류들에는 항상 등장했던 '안전'이라는 개념은 아예 빠져 있었습니다. (오픈AI 측은 "사명은 변하지 않았다"며 "안전 업무에 계속 투자하고 진화시키고 있으며 조직적 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올트먼이 과거 그 원칙에 동의했던 싱크탱크 '생명의 미래 연구소(FLI)'는 주요 AI 기업들의 '실존적 안전성' 점수를 매겼는데, 최근 성적표에서 오픈AI는 F학점을 받았습니다. 공평하게 말하자면 앤스로픽(D)과 구글 딥마인드(D-)를 제외한 모든 주요 기업이 F를 받긴 했습니다.
올트먼은 "내 스타일이 기존의 고리타분한 AI 안전론과는 좀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안전 문제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묻자 "우리는 여전히 안전 프로젝트, 혹은 적어도 안전에 인접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할 것"이라며 모호하게 답했습니다. 우리가 올트먼이 과거 표현했던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 즉 실존적 안전성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오픈AI 측 대변인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실존적 안전성이 무슨 뜻이죠? 그런 건 딱히 실체가 있는 개념이 아닌데요"라고 되물었습니다.
AI 파멸론자들은 변두리로 밀려났지만, 그들의 공포는 달이 갈수록 점점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020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리비아 내전에서 인간의 통제 없이 살상용 무기를 발사하는 AI 드론이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AI는 전 세계 군사 작전의 핵심이 되었으며,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이란 작전에도 투입되고 있습니다. 2022년 한 제약회사의 연구원들이 약물 발견 모델로 새로운 독소를 찾을 수 있는지 실험한 결과, 단 몇 시간 만에 4만 개의 치명적인 화학 작용제 후보를 찾아냈습니다. 이미 일상적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글쓰기, 사고, 길 찾기 등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서 AI에 점점 더 의존하면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인류의 무력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도처에 널린 AI '쓰레기 정보(slop)'는 사기꾼들에게는 기회를, 진실을 알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고난을 안겨줍니다. 인간의 감시 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들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뉴햄프셔 민주당 예비선거 며칠 전, 수천 명의 유권자는 조 바이든의 목소리를 흉내 낸 딥페이크 전화를 받았습니다. 투표권을 아껴두고 집에 있으라는 이 투표 방해 행위에는 전문적인 기술 지식조차 거의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오픈AI는 챗GPT가 자살과 살인을 부추겼다는 내용의 불법 행위로 인한 사망 소송 7건에 휘말려 있습니다. 살인 사건의 대화 기록을 보면, 챗GPT는 83세 노모가 자신을 감시하고 독살하려 한다는 한 남성의 편집증적 망상을 부추겼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어머니를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를 찔러 자해했습니다. (오픈AI는 이 소송들에 대응 중이며, 모델의 안전장치를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픈AI가 상장을 준비함에 따라, 올트먼은 AI가 경제에 미칠 영향—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는 심각한 노동 시장 혼란—뿐만 아니라 회사의 재무 상태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거버넌스 전문가인 에릭 리스는 엔비디아 등 칩 제조사들과 맺은 오픈AI의 계약 방식을 두고 업계의 "순환 거래"라며 비판했고, 다른 시대였다면 이러한 회계 관행은 "사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간주되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사회 멤버였던 한 인사는 "회사가 현재 위험하고 무서운 수준까지 재무적 레버리지를 끌어다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픈AI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2월, 우리는 올트먼과 다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수수한 녹색 스웨터에 청바지 차림으로 NASA의 달 탐사 로버 사진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한쪽 다리를 엉덩이 밑으로 밀어 넣었다가 의자 팔걸이 위로 툭 걸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과거 경영자로서 자신의 가장 큰 결점이 갈등을 피하려 했던 점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사람을 내보내는 일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방향으로 승부를 걸겠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게 즐거워요." 그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이라면 "떠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는 미래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입니다. "내가 정의하는 승리란, 인류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우리 모두에게 공상과학 영화 같은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입니다. 인류의 가능성과 우리가 성취할 것들에 대해서는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지만, 묘하게도 개인적인 야망은 거의 없습니다." 대화 도중 그는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며 덧붙였습니다. "단순히 흥미로워서 이 일을 한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겠죠. 권력이나 다른 무언가를 바라고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올트먼과 가까운 사람들조차 그의 '인류를 향한 희망'이 어디서 끝나고 개인적 야망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워합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이 곧 당신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는 대중이 IT 업계의 거품을 경계하고, AGI를 만들 능력이 있는 연구자 대부분이 그 탄생을 두려워하던 독특한 역사적 전환점을 절묘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올트먼은 그 어떤 홍보 전문가도 흉내 내지 못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바로 종말론적인 수사법을 동원해 AGI가 어떻게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는지 설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그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입니다. 이것이 치밀하게 계산된 신의 한 수였는지, 아니면 우연히 잡은 기회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그의 전략은 통했습니다.
챗봇을 위험하게 만드는 모든 성향이 단순한 결함인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부산물입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부분적으로 인간의 피드백을 통해 학습되는데, 인간은 보통 자신에게 동조하는 답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델은 사용자에게 아부하는 성향, 이른바 '추종(sycophancy)'을 학습하게 되며 때로는 정직함보다 사용자의 기분을 맞추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또한 사실이 아닌 것을 지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도 나타납니다. 주요 AI 연구소들은 이런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지만, 때로는 이를 묵인하기도 합니다.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환각 증상은 더욱 설득력 있는 거짓말로 진화합니다. 해임 직전인 2023년, 올트먼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허위 사실을 허용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100% 확신이 없는 말은 절대 하지 마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한다면, 그런 모델을 만들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마법 같은 매력'은 사라지고 말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