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용

피부과 유감

두피 지루각화증과 겨드랑이 쥐젖을 제거하려고 전에 진료받았던 피부과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부위를 묻길래 말해주었더니 하는 말이, "저희는 몸은 안보니 다른 피부과를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나는 몸이라길래 겨드랑이를 말하는 건가? 싶어서 두피라도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럼 두피는 진료받을 수 있나요?"라고 물었고 "저희는 '몸'은 안되세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 여기도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 생각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지도 앱에서 개업한 지 오래되어 보이는 피부과 의원을 검색했다. 전화를 걸어 진료가 가능한지 확인한 후 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두피도 몸으로 친다는 그 피부과에서 과연 몸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보험 수가가 낮아서 일반 진료로는 병원 운영이 힘들다는 의사들의 징징거림을 하루 이틀 들은 게 아니라 이제는 대체 왜 저러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어차피 일반 진료만을 원하는 내원객들은 일반 진료가 가능한 피부과로 몰릴 것이니 에스테틱으로 객단가를 올려받든 일반 진료로 환자를 많이 받든 의사끼리의 밥그릇 싸움은 서서히 정리가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내원객들이 헛고생하지 않도록 병원 이름만으로 그 특성을 구분할 방법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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