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용

만화, 모던

우리 만화1를 프랑스어로 출간한 Éditions çà et là의 Serge가 서울 도서전 참관을 위해 서울에 온다고 하여 겸사겸사 식사 자리를 갖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무엇보다 프랑스의 현대미술관인 퐁피두 센터에서 6개월 동안 대규모 만화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준 것이 기억에 남았다. 소식을 전하는 Serge의 어조에서도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라는 은근한 흥분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만화가 걸린다는 건 그들이 만화를 '모던'으로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맞지, 만화도 당당한 현시대의 미술인데. 왜 아니겠나? 부럽고 멋지면서도 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어떤가. 과연 내 생에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화를 큐레이션하고 작가들을 조명할 날이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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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년에 ⟪환절기⟫가, 2023년에 ⟪진, 진⟫이 프랑스어로 출간되었습니다. 2024년 하반기에 ⟪하나의 경우⟫가 프랑스어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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