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용

건빵

요즘 건빵에 빠졌다. 얼마 전 동네 식당에 갔다가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주인아주머니가 후식으로 준 건빵을 먹고 뇌에서 건빵 스위치가 켜졌다. 건빵은 군복무 때에도 없어서 못 먹는 수준으로 좋아하긴 했지만, 전역 후에는 딱히 돈을 주고 사 먹은 적은 없었다. 어디선가 건빵이 엄청 살이 찐다는 얘길 들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막상 사 먹으려 하니 동네에 생각보다 건빵을 파는 곳이 없었다. 되는 대로 몇 가지를 사 먹어 봤는데, 그 식당에서 받은 건빵만큼 만족스럽진 않았다. 그 건빵은 금풍제과에서 만든 깨보리 건빵이었고, 결국 동네에선 파는 곳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건빵의 재료는 별것이 없다. 밀가루, 설탕, 식물성 유지(마가린, 쇼트닝), 효모, 향료 정도로 업체별로도 원료는 대동소이하다. 금풍제과 건빵이 다른 건 두께인데, 일반적인 건빵보다 아주 조금 얇다. 그게 식감에 결정적인 차이를 주는 것 같다. 솔직히 큰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미묘한 차이가 이상하게 큰 만족감을 준다.

이번에 새삼 알게 된 점은 건빵이 과자치고는 칼로리가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슷한 유의 과자 참깨스틱, 사루비아와 비교해도 같은 중량 대비 당과 지방 함량이 낮고, 과자 중에서는 그래도 칼로리가 낮은 축인 감자칩과 비교해도 건빵이 낮다. 어차피 끼니 이외에 과자를 먹는 것 자체로 살이 찔 가능성이 높은 건 당연한 건데, 그동안 왜 건빵만 콕 집어서 살찌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었는지 모르겠다.

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아무튼 건빵 맛있게 먹고 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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